 우리의 날개, T-50 골든 이글(Golden Eagle) -모두의 참여로 만들어가는 ‘명품 비행기’
국산 초음속 항공기 시대를 연 차세대 훈련기 T-50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제1회. 영공을 믿고 맡길 ‘우리 비행기’
T-50 개발의 의의
2006년 6월, 대한민국은 뜨겁게 달아오르며 4년 전 세계로 하여금 한국인의 열의와 투지를 실감하게 했던 월드컵 4강 진출의 기억을 가슴 벅차게 되새기고 있다. 그런데 2002년 여름, 혹 미처 알지 못하고 지나간 이들도 있었지만,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게한 또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다. 바로 최초의 한국산 초음속 비행기 T-50의 첫 비행이었다.
2002년 8월 20일 국토의 남쪽 끝 제3훈련비행단에서 펼쳐진 이 비행으로, 항공기 개발에 뛰어든 지 20년도 안된 항공계의 후발주자 한국은 세계 12번째로 독자 모델의 초음속기를 보유했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렸던 것이다.
△ 이륙준비를 마친 T-50. 화려한 도색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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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산 비행기인가?
1989년, T-50의 모태가 된 고등훈련기 KTX-2 (Korea Trainer Experimental-2) 개발계획이 처음 공식 건의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당장 우리 공군에서 훈련기를 필요로 하는 이른바 ‘전력화 시기’에 맞춰 개발을 끝낼 수 있을지 불확실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방위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던 공군이, 급하게 필요한 20여대는 영국의 호크(Hawk) 항공기를 도입하고 한편으로 국내에서 고등훈련기 개발사업을 시작하도록 국방부에 요청함으로써 오늘날 T-50이 태어나는 요람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 T-50은 2005 서울에어쇼에서 시범비행을 통해 그 진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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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에 나와 있는 기존 군용기를 직구매하지 않고 왜 굳이 많은 개발비를 들여 국산화를 하는가?’ 그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질문이다.
그러나 유사시 만약 우리가 군용기를 구입한 나라가 필요한 군수지원을 해주지 않거나, 해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는다면? 부족한 부품이며 장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항공기는 땅 위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냥 같은 기능을 가진 다른 나라 제품을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이 또한 구입한 장비를 기존 항공기에 적용시킬 수 있는 시스템 통합 능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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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안보 차원에서 자주국방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절박한 현실인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훈련기 겸 공격기 A-50은 특히 유사시 영공을 수호할 실제 주인공으로, T-50을 개량한 이 비행기는 공중전과 공대지 사격이 가능한 경공격기로 사용되게 된다)
물론 항공기를 직접 만들고 싶어도 여건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 자국산 항공기 생산에 욕심을 냈던 몇몇 나라가 시간과 개발비용이라는 당면한 문제 때문에 부품생산사업 수준에 그쳤고, 이미 완제기 개발능력을 갖추고도 경제적 이유를 우선해 기존 서구모델의 면허생산을 하면서 생산기술만 유지하는 나라가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 항공산업은 자동차 산업과 수평비교를 할 수없는 특수시장을 가진 산업입니다. 오히려 우주산업이나 원자력산업등과 비교하는 것이 오히려 타당성이 있을 것입니다. 후발주자로서 항공산업에 도전한 나라는 많지만 자국 공군의 수요를 기반으로 도전했던 나라는 대부분 중간에 지지부진해져 버렸습니다. 항공 선진국들 조차 독자적인 항공기개발의 리스크를 부담스러워하면서 세계 항공기 시장이 통폐합을 해온 것이 지난 50 년간의 역사입니다. 대형 민항기의 경우 유럽 1 사 미국 1 사 체제로 통합된 것이 현재의 상황이고 이 와중에 살아남아 틈새시장을 비집고 진입에 성공한 나라가 브라질이고 캐나다입니다. 둘다 근거리 중소형 여객기를 가지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면서 살아남은 경우입니다. 그외에 도전했던 대부분의 나라가 완성기 ( 민/군 모두) 를 포기하고 공동개발에 들어가거나 ( 일 /이탈리아/스페인) 이스라엘같이 항전부품, 센서 무인기 등의 틈새시장에 진출하는 경우입니다.
대만의 경우 항공산업을 전략적으로 투자해오던 중 전투기 수입이 어려워지자 어쩔수 없이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지만 수입이 재개되자 곧바로 포기하고 현재 항공산업은 하청생산으로 연명하지요. 인도와 중국의 경우 자국 공군규모가 커서 이를 기반으로 국산화에 도전한 경우인데 그 역사가 40 년 이상이 되었지만 아직 지지부진합니다. 인도가 개발했던 3 종류의 항공기 냇트.마루트 LCA 어느것도 성공적으로 양산 배치 운용되지 못했습니다. 이들 기체는 여러가지 문제로 운용시간의 대부분을 지상에서 보냈습니다.
중국의 경우 복제 생산된 전투기가 엄청난 숫자이고 상당량을 수출했지만 그 열악성은 유명합니다. ( 북한의 경우 중국제 J-7 -MIG21 복제 - 를 공여받았지만 훈련기로 쓰고있으며 그 성능에 대해 매우 불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 J-8 을 개발하는데만 25 년이 걸린것은 중국의 특수성이라하겠지만 문젠 그 오랜 시간을 걸려서도 제대로된 전투기가 됮 못했다는 점입니다. J-10/JF-17 도 양산하여 배치하는 것을 보야야하겠지요.
이스라엘이 미라지 기체에 J-79 엔진을 얹어만든 크피르는 이스라엘의 야심작이었고 수출도 매우 전망이 좋아보였습니다. 그러나 실제 상당한 숫자를 만든 크피르는 대부분 전시예비용으로 보관되어 수명을 보냈습니다. A-50 과 가장 비슷한 훈련기에서 경공격기로 개량된 이탈리아의 AMX 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상당한 숫자가 자국 공군에 납품되었지만 대부분 보관신세입니다.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보다 더 경쟁력있는 전투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다만 항공산업의 진흥을위해 일정분량 구입해주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숫자는 제한되어야하고 보조적인 위치에 두어야합니다. 주력기를 희생해서 보조기 숫자를 채우는 것은 국가 안보를 약화시키는 미련한 짓입니다.
일본의 T-2 /F-1 이 T-50 /A-50 의 모델이 되고 있지만 KAI 는 일본보다 한술더 떠서 공격기가 아니라 경전투기를 만들겠다는 욕심입니다... F-1 은 당시 최강의 F-4 /F-15 를 충분히 보유한 상황에서 보조적인 지원공격 임무를 위하여 54 기 배치된 것입니다.
제철소, 메모리,자동차 조선 등의 산업은 시장이 공개되어 있고 가격-기술경쟁에의해 후발 주자의 진입이 가능했던 분야이고 결정적으로 우리는 생산기술과 대규모 투자를 통한 가격경쟁력에 의한 진입이 가능햇던 경우입니다. 이것들은 신화로 보이지만 각 국가의 발전단계에 따른 산업의 이동이라는 측면이 강합니다. 이제 중국이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등을 가지고 쫒아 오고있습니다. 항공우주 산업은 대규모 장치에 의한 양산 산업이 아닙니다. 매우 숙련된 설계자와 엄청난 DB , 엄청난 예산투자와 장기간의 개발을 요구하는 고도의 정밀 기술산업입니다.
기본적으로 리스크가 매우 크고 개발비가 과다해서 미국도 그 많던 제작사가 거의통합되었고 유럽도 통합되어 완성기 제작사는 하나입니다. 이런 항공산업의 상황에서 과거의 성공사례를 근거로 미래의 시장성을 이야기하고 수출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찾은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항공우주산업에 진입해야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국방을 볼모로하는 방식은 절대반대입니다..... 원론에 충실하고 근본이 올바르면 항상 결과는 좋게 되어 있습니다. >>김병기님글
△ 각종 계측 장비를 장착하고 시험비행중인 A-50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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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50의 개발 첫 단계인 ‘탐색개발’이 시작된 ‘92년 우리나라 역시, 자동차나 조선 등과는 달리 항공 쪽으로는 기술기반이 취약한 상태였다. 특히 설계는 우리나라 무기개발의 산실(産室)인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를 통해 공군 기본훈련기 KT-1 개발이 ’88년부터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최초이자 전부였다.
이런 상황에서 T-50에 주어진 결정적인 기회가 바로 외국 항공기 구매당시 약속받은 개발기술의 이전이었다. 정부는 이를 대치상태의 분단국가로서 항상 세계 군수시장의 우량고객으로만 여겨졌던 우리나라의 위치를 뒤바꿀 수 있는 출발점으로 만들었다. 그 시작은 앞서 소개했듯 우리 공군의 고등훈련기로 직도입된 호크 훈련기의 제작사, 영국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사로 연구원을 파견하는 것이었다.
험난했던 개발과정
이어 ‘91년 차기 전투기 사업인 KFP 사업 대상기종으로 F-16을 선정하면서 F-16의 제작사인 제네럴 다이나믹스(이후 록히드 마틴에 합병)와 기술지원 협정을 체결한 우리나라는 3년동안 100여명의 연구진을 번갈아 미국에 보내 기술을 이전받으며 ’개념설계‘를 진행했다.
더불어 한편에서는 비용추가와 일정연장을 감수한 공군과 국방부의 정책적 배려로 F-16의 직구매 뿐 아니라 조립생산과 면허생산이 함께 추진되면서, 부품가공에서부터 항공기 조립 능력까지, 항공기 생산에 필요한 기반기술이 차츰 갖춰지기 시작했다.
△ AGM-65G 공대지 미사일 시험발사를 위해 사격장으로 향하는 A-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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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95년 탐색개발이 끝나고 본격적인 개발단계인 ’체계개발‘에 들어갈 시점에 T-50은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그동안은 무기를 구매하면서 얻어낸 절충교역으로 기술지원을 받아왔는데, 이게 모두 끝나면서 이제부터는 거액의 자체 연구비를 들여 연구를 해나가야 하는데다, 새로운 경쟁자를 의식한 유럽 업체들이 앞 다투어 자기네의 신형 훈련기 개발계획에 동참하라거나, 기존 훈련기를 개량하는데 참여하라는 식으로 계속 물밑 교섭을 해와 고등훈련기 개발사업의 전체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처음 계획대로 독자적인 신형 모델을 개발하는 것으로 결단을 내리고 삼성항공과 미국 록히드 마틴사에 공동개발의 책임을 맡겼다. 이후에도 시련은 끝나지 않아 곧바로 밀어닥친 IMF 때는 삼성항공(곧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과 함께 한국항공우주산업으로 통합)이 개발을 포기할까 고민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도 있었지만 가까스로 고비를 넘겼다. 일선에서는 설계 업무를 맡은 엔지니어들이 과로로 입원하는 사람이 속출해서 부서별로 받은 포상금을 모두 치료비로 보태 쓴 사례가 있는가 하면, 해외공급업체의 횡포에 맞서 구매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밤낮으로 외국을 방문하던 부품구매 책임자 네 명중 세 명이 회사를 그만둘 정도로 업무 부담은 살인적인 수준이었다.
체력과 의지의 한계를 넘나드는 일정이었지만 결국 2001년에는 완성된 항공기가 외부에 첫 선을 보이는 출고식(Roll out)이 무사히 치러졌고 2002년 8월, 시험비행 조종사인 조광제 중령이 조종간을 잡고 첫 번째 비행까지 순조롭게 해 내면서 T-50의 개발은 성공적으로 대내외에 알려졌다.
공동개발 파트너인 록히드 마틴의 관계자들마저도 “한국인이 뭔가 하려고 하면 그 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걸 다시 한 번 알았다”고 감탄한,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상태에서 최단기간에 이뤄낸 역경속의 성과였다.
△ 2006년 1월 24일 A-50은 AGM-65G 공대지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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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남은 것
2005년 8월 공군에 인도될 양산(量産) 1호기가 생산된 이후 T-50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자주국방을 향한 이정표를 마련하고 국산 훈련기로 미래의 조종사들을 키워낸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성과일 것이다.
물론 T-50의 기체나 훈련체계, 군수지원은 대부분 국산화가 되었지만 무장/비행제어와 같은 주요기술이나 항공전자 같은 첨단장비에서 국산화 비율이 낮다는 것 때문에 많은 이들이 아쉬워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실전배치 후 30년여에 이르는 사용기간 동안 장비며 각종 시스템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처음 기체구입당시의 3배 이상 들어간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하나의 부품이라도 더 국산화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관계자들 역시 우리에겐 주어진 앞으로의 최대과제는 경쟁력 있는 핵심부품 위주로 추가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국산화를 해서 경제적인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예전에 우리나라에 설계기술이 전혀 없을 때는 구입해 온 기체의 작은 것 하나라도 마음대로 변경할 수가 없었던 사실을 기억해 보자. 10여년의 개발기간 동안 선진항공업체인 미국 록히드 마틴의 엔지니어들로부터 기술을 배우기 위해 정말 악착같이 붙어 다녔던 우리 설계자와 생산자들이 이제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숙련된 인력으로 자리매김했고, 앞으로는 차세대 전투기도 만들 수 있다는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무엇보다 T-50은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역할을 했으며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T-50을 양산하는데 동원되는 엔지니어는 연인원 만 여명에 달한다고 하며 수출까지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성공적으로 세계 항공업계에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이다.
일차적으로 무기의 국산화를 통해 외화를 절감한데 이어 고급 기술을 가진 인력을 키워내고 미래의 일자리를 창출해 낸 것. 이것이야말로 군과 정부의 결단이 기여한 최대의 공로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 T-50을 탄생시킨 주인공인 우리 공군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다음 회에서는 최초로 T-50이 배치된 광주 비행단을 직접 찾아가 변화의 현장을 살펴본다.
#2 모두의 참여로 만들어가는 ‘명품 비행기’
- 실전 배치된 T-50을 만나다
회색 빛 하늘. 검은 활주로.
그 위에 004호기라 선명히 새겨진 하얀색 T-50이 서 있었다. 엔진 추력을 높이는가 싶더니 순간, 튕기듯 앞으로 치달았다. 그리고 이륙. 좋은 자리 잡겠다고 관제탑 앞에 세워놓은 카메라가 도약하는 T-50을 겨우 프레임에 잡은 찰나, 기체는 이미 뒤통수를 보이며 하늘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풀 파워로 이륙하면 삼백미터 못미처 떠버립니다." "멀리서 찍을 걸 그랬나요?” 아쉬운 얼굴로 돌아서는 필자를 보며 곁에서 조종사들이 한마디씩 했다. 이미 에어쇼를 통해 비행장면을 본 적 있었지만, 육중한 무게의 전투기들이 줄줄이 늘어선 기지 활주로, 그곳에서 T-50은 막 건져 올린 생선처럼 유달리 팔팔하게 움직이는 듯 보였다. 이날 필자가 방문한 곳은 제1전투비행단. 우리 공군 최초로 T-50이 실전 배치된 곳이었다. |
 △ 필자가 부대를 방문한 날, 비행단장의 첫 T-50 지휘비행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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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삼월부터는 T-50을 탈 첫 번째 학생조종사들을 받을 예정이고 내후년쯤 모든 대대원이 충원될 계획이라고. 이곳에서 T-50을 통해 이루어지는 고등비행훈련은 34주간 350여 시간의 학술과정과 63쏘티(sortie, 출격횟수)의 비행을 통해 특히 계기비행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게 된다. 이에 앞선 기본비행훈련에서 비행을 위한 기본적인 조종을 익혔다면, 고등비행훈련에서는 어떠한 기상상황에서도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자격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고등비행훈련까지 마치고 난 학생조종사는 마지막으로 FLI(Flight Lead-In, 전술입문과정)을 밟은 후 각각에 맞는 임무를 부여받게 된다.
 △ 예전엔 부품 연결부위 등을 정비사가 일일이 검사하여 판단하했다면 현재는 기체의 모든 작동이 디지털 자료로 저장되어 이를 토대로 정비가 이루어진다. 사진은 유압 오일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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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관들은 지난 1월부터 T-50을 이용한 기종전환 교육을 받아 왔다. 먼저 T-50의 비행소감을 물었다. “힘이 참 좋습니다. 가속을 붙인다든지 속도제어할 때 보면 정말 기운이 넘치죠.”
평가대장을 맡고 있는 김성훈 소령의 평이다. 그 힘 좋다는 엔진의 이름은 F404-GE-102. 추력 17,700파운드, T-50의 초음속 기동을 가능하게 하는 고성능 엔진으로, 이전 F-18에서 성능을 인정받은 모델을 엔진 하나만 장착하는 단발기에서도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제작사가 엔진제어장치와 점화장치를 개량한 신형 모델이다.
“(기존 고등비행훈련에 사용 중인)F-5와 비교요? 글쎄요, 세대가 틀린데 비교가 적당할까요?”
‘세대가 다르다.’ T-50의 성능에 대해 구구절절한 설명을 대신할 수 있는 정확한 한 마디다.
김종영 대위와 전영배 소령 또한 T-50이 차세대 훈련기임을 실감한다고 입을 모았다.
“예전에 고등훈련 받을 때를 기억해 보면, 계기비행을 할 때 자세계가 별로 도움이 안돼서 알아서 (개인 실력으로) 커버를 해야 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 T-50을 보면 조종사가 기체에 대해 신경 쓸 게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문제라면 최신 항공전자장비가 많아서 여기 익숙해지려면 그게 좀 힘들다고나 할까요?”
“항공전자 장비, 엔진도 그렇고, 플라이-바이-와이어(Fly-by-wire, 디지털 비행제어) 기술 모두가 최신기술입니다. 여기 오기 전에 F-16을 탔는데 T-50은 F-16을 거치면서 수정 보완된 기술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F-16보다 더 뛰어난 부분을 보여주고 있죠.“
△ 비행훈련을 나가기 전, 그날의 임무내용은 MPS(Mission Planning System)에 의해 9기가바이트짜리 메모리에 자료화되며, 조종석에 앉은 학생 조종사가 오른편 뒤편에 있는 전용 장착대에 메모리를 꽂으면 기체 내 컴퓨터로 전달되어 그날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도와준다. 비행이 끝난 후 학생 조종사가 가져온 데이터는 다시 MDS(Mission Debriefing System)에 의해 해석되어 비행내용 전체가 다시 재현되며 교관과 함께 분석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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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50의 앞선 시스템은 항공정비에서도 세대교체를 이루어냈다. 현재 4대가 인도된 T-50의 정비를 담당한 기장은 11명. 이중 한 명인 안인수 준위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 있는 T-50의 정비 편의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예전엔 모든 것이 기계적으로 작동되었고 정비 역시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부분을 일일이 체크해야 됐죠. 그런데 이제는 비행중에 러더 한 번 찬 것까지 모두 디지털로 기록이 되어서 나오기 때문에 정비가 아주 편합니다.” 지상교육면에서도 T-50은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비교육의 경우 예전에는 격납고에서 정비를 하면서 교육실습을 같이 실시해서 정비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따라서 비행기가 뜰 수 있는 시간을 뺏기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T-50은 교육을 운용에서 완전히 분리해서 실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었다. 그 현장이 바로 지상교육대대. 조종과 정비를 위한 완벽한 교육시설이 갖춰진 이곳에서, 이전에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교육장비들을 본 필자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훈련실장 박순한 소령이 이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T-50이 최초죠. 훈련실내에 각 장비의 실물모형과 계통모의 판넬을 모두 갖춰놓아 비행장에 나가지 않고도 여기서 교육생이 직접 엔진가동이나 사출좌석 장탈착 등을 모두 해볼 수 있습니다. 또 교육생의 작동 하나하나는 모두 컴퓨터에 저장되어 객관적으로 최종 평가에 사용되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 공유압장비 훈련실의 계통모의 판넬. 왼쪽에 보이는 판넬에는 공유압 장비와 관련된 모든 기체 내 시스템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조종석에 있는 장치들, 기체 아래쪽에 있는 판넬 등등. 실제 기체의 계통을 그대로 옮겨놓은 이 판넬에서 교육중인 정비사가 필요한 절차에 따라 작동을 하면 모든 작동이 순서대로 이루어졌는지 컴퓨터가 체크한다. 물론 실감나는 실습을 위해 실물과 똑같은 항공기 부분도 갖춰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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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50의 개발과정에서 몇몇 사람들은 공동개발사인 록히드 마틴의 F-16을 너무 닮은 것 아니냐며 개발가치를 폄하하기도 했는데 교관들은 그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까? “훈련으로 얻는 성과를 보자면 우리 공군이 보유한 F-16과 닮은 것은 오히려 장점이죠. 나중에 전술적인 교육은 더 필요하겠지만 T-50을 통해 학생들이 항공전자 장비를 익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될 것도 확실하고요. 그리고 외면만 보고 판단할 게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보면 T-50은 F-16의 120% 우월한 포텐셜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이들 조종교관들은 시험비행 조종사를 제외하고 우리 공군에서 가장 먼저 T-50을 타고 있는 조종사들이다. 최초의 국산 초음속기를 타는데 특별한 감회가 없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다는데 당연히 느낌이 다르죠. 교육받을 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에 가 본 적이 있는데 엔지니어들을 보면서 그 치열함에 감탄했어요. 시험비행 조종사들도 한마디로 세계 어디에서도 자신 있다고 하더라고요.” “F-5로 이미 훈련받고 있는 학생조종사들이 자기들도 조금만 더 늦게 와서 T-50을 탔으면 좋았을 거라고 굉장히 섭섭해 하던데요?” 입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이들을 부러워한다고.
△ 기관/전기 훈련실의 모습. 공유압장비 훈련실과 마찬가지로 실물 엔진이 갖춰져 있고 정비사가 직접 항공기 엔진 시동을 걸어야 하는 공군 정비 임무의 특성상 조종석을 그대로 가져왔다. 모든 훈련실에는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형 스크린이 갖춰져 있는데 여기에는 IETM, 즉 전자 교범을 비롯, CBT(Computer Based Training)을 위한 모든 자료가 시현되어, 3D로 구현된 해당장비의 실제 작동모습을 화면으로 보면서 정비절차에 따른 작동을 해볼 수 있다. 교육중인 정비사가 절차에 따라 작동하지 않았을 경우 부앙부앙하는 소리와 함께 무시무시한(?) 경고 메시지가 뜨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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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대의 일원들은 처음으로 T-50을 운용하는 부대니만큼 제대로 운용해서 좋은 결과를 낳아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어깨가 무겁다. 또 세계시장에서 경쟁해야 할 T-50의 성능향상을 위해서도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 또한 갖고 있었다. “그동안 군이 소모만 한다는 인식이 일부 없지 않았습니다. 전시라면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모습을 눈앞에서 볼 텐데, 평시에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고가의 무기를 구입하고 많은 비용을 들여 이걸 유지하고 훈련하는 것만 보다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T-50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저희는 이 비행기의 성능향상과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수시로 고민하고 회의를 해서 그 결과를 제작사에도 전달합니다. 그러면 T-50을 사는 나라에서는 저희가 T-50을 운용하면서 겪은 경험과 노하우까지 함께 사게 되는 거죠. 나라를 지키는데 국산 항공기를 구입해서 사용하면서 동시에 우리 업체의 수출을 도울 수 있으니 저희로서도 군인 된 보람이 더 크지 않겠습니까?” 대대장인 최상욱 중령의 말이다.
과연 대대에는 특이한 보고서가 있었으니 이른바 ‘명품 T-50 파일’이었다. 이미 뛰어난 성능을 가진 T-50이지만 더욱 더 완벽한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교관들은 비행 중 발견한 개선점이나 교육체계를 운영하면서 느낀 바를 묶어 보고서로 만들고 있었다. 이를 분기마다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에게 전달하도록 계획되어 있는데, 그 안에는 사소한 것 같지만 훈련체계를 운영하면서 직접 비행하고 고민하며 느낀 것들이 간곡하게 적혀 있었다.
△ T-50과 함께 국산화된 시뮬레이터인 FMT(Full Mission Trainer). 거대한 구형으로 생긴 이 시뮬레이터의 조종석에 앉으면 315X130도 각도 즉 상하전후좌우의 고해상 위성영상을 볼 수 있다. 최근 개발되는 훈련기의 첫번째 특징이 바로 비행기에만 의존하지 않고 시뮬레이터 같은 지상 비행훈련장비를 통합적으로 훈련에 이용하는 ‘Total Training System'이다. 조종사가 안전한 상황에서 어떤 비행중 위기상황이라도 모두 모의로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게 시뮬레이터의 최고 장점이지만, 경제적 효율성 또한 따지지 않을 수 없다.
T-50이 한번 비행하는 데는 기름 값만 백만원이 들지만 시뮬레이션으로 같은 임무를 모의비행하면 전기값 등 만오천원 밖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비행한 것 못지않은 교육효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개발자들의 최우선 목표일 것이다. T-50 시뮬레이터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항공전문지 ‘플라이트 인터내셔널’지의 시험비행조종사 콜린스 피터 제임스씨의 한마디를 빌어 전하자면 ‘시야나 작동감, 작동반응 면에서 서구 어떤 제작사의 제품에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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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설계하고 만든 엔지니어의 손을 떠난 T-50은 이제 사용자인 공군의 손에 맡겨졌다.
그러나 일선에서 얻은 노하우를 살려 더 나은 최고 수준의 ‘명품’으로 만들고자 하는 자발적인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 공군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T-50이 세계적으로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다음 회에서는 세계시장에 진출한 T-50의 상황을 살펴본다.
#3 우리 항공산업의 내일을 여는 비행기
- 세계시장에서의 T-50
△ 두바이에어쇼에 참가한 T-50이 아랍에미리트의 자랑인 세계 최초의 7성호텔 ‘아랍의 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항공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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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0일부터 5일간 아랍 에미리트에서 열린 두바이 에어쇼는 프랑스 파리 에어쇼, 영국 판보로 에어쇼, 싱가포르 에어쇼와 함께 세계 4대 에어쇼의 하나로 손꼽히는 초대형 항공 전시회답게 전세계 46개국에서 7백여개 항공업체가 참가했다.
이곳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아시아 최우수 참가업체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는데 그 중심에는 바로 T-50이 있었다. 실제 T-50이 전시된 현장에 방문객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았던 한편 직접 T-50을 조종해 본 아랍 에미리트 공군 사령관과 조종사로부터 “Better than nice” “Little but lethal”(작지만 위력적이다)이라는 찬사를 받은 것이었다.
유일한 차세대 초음속 훈련기
고등훈련기를 필요로 하고 있는 중동의 일부 국가에서는 개발이 끝나기 전부터 이미 T-50에 관심을 보여 왔다. 특히 T-50이 세계시장에서 각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최신 시스템과 장비를 갖춘 차세대 훈련기로서 초음속 비행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세계시장에서 T-50의 유력한 경쟁자는 이탈리아의 M-346과 영국의 호크128이다. 그러나 두 기종 모두 아음속으로 현존하는 차세대 초음속 훈련기로는 T-50이 유일하다.
△ 시범비행을 선보이고 있는 T-50. 현존하는 유일한 초음속 훈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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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기를 굳이 초음속기로 만들 필요가 있느냐하는 것은 우리로서도 처음 KTX-2라는 이름으로 고등훈련기를 개발하기 시작한 당시부터 핵심적인 토론사항이었다. 당시 훈련기는 아음속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그러나 개발 당사자들은 T-50을 초음속 훈련기 겸 경공격기로 개발하면 구식 아음속 훈련기와 첨단 전투기 밖에 없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판단을 바탕으로 초음속기 개발을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물론 초음속기 개발능력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가 우리 항공산업의 수준을 바꿔놓는다는 것도 감안한 주장이었다.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은 공군이었다. F-16과 같은 전투기를 조종할 때 초음속 훈련기가 아음속 훈련기보다 훈련효과가 높다는 객관적 연구결과에 따른 판단이었다.
미래를 내다본 결단이 이제 세계시장의 인정을 기다리고 있다. 해외 항공전문가들도 T-50이 첨단 전투기 조종사를 키워내기 위한 최적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을 주저 없이 인정한다. 지난 2월에 발간된 영국의 항공전문지 ‘플라이트 인터내셔널’은 T-50이 F-18E/F나 유러파이터, 라팔과 같은 4세대 전투기와 흡사한 성능과 시스템을 갖췄다며, 세계 각국에서 수십년간 사용되고 있는 고등훈련기와 새로 도입되는 최신 전투기사이의 격차를 메꿔 줄, 최신 성능에 조종하기도 쉬운 4세대 훈련기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문제는 시장진입이다. 앞서 T-50을 소개한 ‘플라이트’지는 가격경쟁이 따르겠지만 일단 첫 수출길만 열리면 이후 세계적으로 주문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문 시험비행 조종사의 평가와 함께, 군용기 수출시장에 갓 등장한 한국이 자국산 항공기를 더구나 아시아권 밖으로 판매하는 게 쉽지는 않을 거라는 일부 비관적인 시선을 함께 소개하기도 했다.
국민적인 응원이 필요하다
T-50은 우리 항공기술의 정수이며 그 성공여부에 이제 막 자리 잡기 시작한 우리 항공산업의 생존이 걸려있기 때문에 수출을 성사시키려는 제작사의 노력은 치열하다. T-50의 제작사이자 국내 유일의 항공기체계개발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국방예산에만 기대지 않고 세계시장에서 미래를 찾으려는 각오로 지난 한 해만도 제조원가의 10% 수준의 비용을 절감하는 등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 공동개발자인 록히드마틴도 힘을 보태기 위해 T-50의 수출을 위한 공동회사를 설립해 마케팅과 홍보에 애쓰고 있다.
△ ‘2005서울에어쇼’에서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속에서 힘차게 이륙하고 있는 T-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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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항공기는 기술력과 지원체계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중요한 제품인데다 특히 군용기 수출은 정치경제적 상황에 좌우되기 때문에 제작사 혼자만이 나서서 세일즈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 일단 무엇이든 제품을 판다는 것은 신뢰를 파는 것이지만, 더구나 무기를 판다는 것은 미래를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이제는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적인 응원도 필요한 시점이다.
기본훈련기 KT-1에 이어 고등훈련기 T-50까지, 이제 우리 공군의 조종사들은 우리 손으로 만든 비행기를 타고 조종을 익힌다. 유사시에는 KT-1의 무장형인 KO-1과 경공격기 A-50이 영공을 지키는데 한 몫 할 것이다. 20년전, 외국산 항공기의 직도입으로 쉽게 갈 수도 있었던 길을 자주국방과 항공산업 육성을 위해 국산 항공기를 개발하며 힘들게 걸어왔다.
△ T-50은 KAI 엔지니어와 생산인력, 공군 조종사와 정비사의 피땀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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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개발비와 시간이 들었고, 그 와중에 수많은 엔지니어와 생산인력들이 자신과 가정을 돌보지 못하고 일에 매달려 사무실에서, 공장에서 청춘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얻은 열매는 모두의 자부심이 되었고 이제는 세계시장에 인정받기 위해 함께 애쓰고 있다. 오늘도 T-50을 타고 임무를 수행중인 조종사와 지상의 정비사로부터 시작해 더 좋은 비행기로 개선시키기 위해 아직도 밤낮없이 연구중인 엔지니어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한 공군을 비롯한 온 국민까지 힘을 모아준다면 앞으로도 T-50은 우리 항공산업의 미래를 걸머진 주인공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공군의 감성 웹진 -『공감』날개를 달다!
작성 : 노여래 항공기고가겸 월간항공기자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개발비사 다룬 책 나와
신동아 이정훈 기자, 'T-50 이렇게 만들었다’ 발간
한국의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개발비사를 정리한 ‘T-50 이렇게 만들었다’(지식산업사)란 책이 나왔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는 최근 미 공군의 차세대 훈련기로 T-50을 채택할 것을 검토하도록 공군장관에게 정식으로 요구해 놓은 상태다. 미국은 훈련기를 자체 개발하지 않고 다른 나라에서 개발한 것 가운데 가장 우수하다고 판단된 것을 골라 미국 항공업체로 하여금 공동생산하게 해 자국 공군에 납품하도록 한다. T-50은 한국 항공우주산업과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공동 개발한 것이라, 공동생산 문제는 이미 해결해놓은 것과 다를 바 없다.
T-50은, 미 해군이 쓰고 있는 T-45와 함께,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고등훈련기이다. 하지만 T-45는 아날로그 시대의 항공기이고 T-50은 디지털 시대의 훈련기이므로 T-45로 조종술을 익힌 뒤 디지털 장비를 갖춘 첨단 전투기로 따로 훈련을 받아야 하지만, T-50은 F/A-22와 F-35와 같은 최첨단 디지털 항공전자 장비를 갖추고 있어 별도 훈련이 필요 없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T-50은 미국 공군이 차기 고등훈련기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공군은 이 T-50을 1차로 92대를 도입하기로 되어 있는데, 뛰어난 성능 때문에 추가로 100여 대 정도 더 구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UAE(아랍에미리트)도 도입 협상을 하고 있고, 그 밖에 그리스와 터키·폴란드도 구입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이 이 항공기 도입을 결정하면 T-50은 단박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떠오를 수 있다.
이 T-50의 개발의 중요성과 그 의의는 물론, 개발 비사는 우리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졌다고는 할 수 없다. T-50은 고등훈련기로 머무르지 않고 A-50과 TA-50 전투기로 발전되고 있어 한국 항공산업의 발전에 커다란 이정표로 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신동아’의 현직 편집위원으로서, 굵직굵직한 사건의 특종을 쏟아내 왔고, 특히 「대양해군」을 책으로 내어 군사전문기자의 면목을 세상에 당당히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이 비행기가 순조롭게 개발되지 않고 몇 번에 걸쳐 중단위기를 겪으며 되살아나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심층취재 끝에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롭게 써냈다. 100억에 가까운 엄청난 개발비 때문에 공군은 물론이고 재정경제부에서 난색을 표해 T-50 개발은 중단 위기에 처했으나, 현역 공군 대령인 전영훈 박사가 공군 총장은 물론이고 대통령 비서실장에게까지 찾아가고 “자주국방을 위해서는 이 비행기를 반드시 개발해야 한다”는 편지를 보내 기사회생시켰다는 것을 밝혀냈다.
전 박사는 진급을 포기하면서까지 정책 입안자들과 부딪쳐 그들의 생각을 돌려놓았지만 그 자신은 T-50 사업에서 퇴출되는 운명을 맞았다. 그가 끝까지 애써서 세워놓은 기반 때문에 관련된 사람들이 용기를 갖고 도전함으로써 T-50은 어렵게 이륙할 수 있었다. 이 책에는 T-50 개발을 놓고 한국항공과 국방과학연구소 사이에 벌어졌던 심각한 대결(이 대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과 T-50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군 안에서 벌어졌던 갈등도 상세히 소개돼 있다. 개발의 모든 것이 들어 있는 것이다.
저자인 이정훈 기자는 “미국 진주만 공습 계획을 세운 일본의 해군제독 야마모토 이소로쿠의 전사(戰死)에 관한 책이 10여 권이나 나왔을 정도로 일본인들은 기록을 철저히 남기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며 “국내 최초의 초음속 고등훈련기 개발과정을 기록으로 남겨야 겠다는 일념으로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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