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순왕 프로젝트´ 언급하는 이유는?
◇ 25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파주 영어마을에서 여의도연구소가 개최한 대학생 정책캠프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의 중심 서번트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최근 잇달아 ‘경순왕 프로젝트’를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남북 문제를 중심으로 한 ‘안보행보’에 주력하고 있는 김 지사는 최근 각종 강연에서 신라 56대 왕인 경순왕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스스로 “황당한 꿈”이라고 하면서도 각종 강연에서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는 게 김 지사측의 전언.
경순왕은 후백제의 침공과 약탈로 국가의 기능이 마비되자 고려에 귀부하기로 결정하고, 고려 태조인 왕건에게 항복한다. 이후 경순왕은 경주의 사심관으로 임명돼 고려시대 사심관 제도의 시초가 된다.
실제 김 지사는 지난 25일 전국 대학생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파주영어마을에서 실시한 청년미래포럼 특강에서 “경순왕의 37대손”이라고 밝힌 뒤 “(경순왕은) 당시 신라가 어지럽고 국운이 기우니 왕건에게 나라를 줬다”며 “예전엔 경순왕을 '쪽팔리게' 생각했는데, 요즘 생각하면 국민이 전쟁하기 힘들고, 신라가 분열되고 기우니 오히려 올라오는 고려에게 (신라를) 받치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나는 김정일이 이렇게 됐으면 한다. 김정일이 남조선이 밉지만 ‘인민들을 (남조선에) 데려다줘야 밥도 먹고, 자유도 있고, 잘 될 수 있구나’ 어느 날 생각하고, 북한 땅을 남조선에서 맡아 밥 먹여주고, 자유도 주고, 4대강 정비하듯 강을 정비해주고 발전시켜 달라고 경순왕처럼 스스로 우리에게 잘해보라고 기회를 주고 물러간다면 나는 그 때 김정일이 용서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통일 강대국’을 기치로 내건 김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경순왕의 신라와 왕건의 고려의 선례를 내세워 남북통일에 있어 새로운 담론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북한 자체 판단하의 흡수통일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김 위원장의 선조인 전주 김씨가 경순왕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통일 방식에 있어 경순왕과 김 위원장을 연결시키겠다는 김 지사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와 관련, 김 지사의 한 측근은 28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남북통일을 얘기할 때 방법론적으로 평화통일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하지만, 결국 북한을 남한이 흡수하는 방식이 자주적인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한 사람인 김 지사가 ‘경순왕 프로젝트’를 반복적으로 피력하고 있는 것은 향후 대선에 있어 핵심 화두가 복지보단 ‘남북통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데 방점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측근은 “김 지사는 2012년 대선 화두는 복지가 아니라 남북통일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경제적 성장과 일자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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