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의 사랑도 사랑인가
불륜의 사랑도 사랑인가?
아라카와 히로미 지음
조동림 옮김
도서출판 예림
책머리에
'불륜의 사랑도 사랑은 사랑이다'라는 필자의 첫작품의 출판기념회 때였다. 출
판사의 담당 편집자가 "예상보다 책의 판매 상태가 좋지 않다"는 말을 했다. 그
러나 필자는 거기에 아무런 대책을 강구할 수가 없었다. 책의 내용에 절대적으
로 자신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단지 쓰고 싶은 것을 썼을 뿐이었다.
그런데 오래지 않아 상황이 돌변하였다. 책이 팔리기 시작하자 잡지, 텔레비전
등에서 취재 요청이 쇄도했고 독자들로부터 편지가 밀어닥치기 시작하였다.
요즘 불륜의 경험을 술자리에서 안주 삼아 스스로 이야기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한 생명보험회사에서는 대기업 부장급 인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
시했었는데, 질문 가운데 "불륜의 사랑을 한 적이 있는가"라는 항목이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있을 정도였다.
이제 남성에게나 여성에게 '불륜'은 하나의 게임이나 놀이로 추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정작 그것이 놀이가 아니라 진실한 사랑이라는 것을 어떻게 자신에게 확
인시킬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여성들에게 하나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필자가 매스컴의 취재 요청을 거절하는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필자는 '불륜'에
대해서 객관적으로밖에 볼 수 없게 되었다. 진정으로 '불륜'이 여성에게 사랑의
테마가 되고 있다는 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쓰는 동안 필자는 순간순간 생각에 잠겨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곤 했
다. 이것은 반복되는 것은 고통이었다.
도대체 불륜의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러나 아무리 애써도 마지막으로 남겨진 것은 '불륜'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단언할 수 없다는 답답함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불륜 예찬이나 불륜을 거부하는 입장에서 씌어진 것이 아니
다. 다만 불륜의 사랑으로 고통받고 있는 많은 여성들에게 필자의 경험을 들려
주고 싶었다. 여지껏 가슴속에 쌓아두기만 했던 말들을 쏟아놓고 싶었다. 사실
필자의 과거를 드러내는 듯한 불륜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데는 다소의 용기가 필
요했다. 그러나 그것은 누군가 해야만 하는 일을 한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
한 일이었다.
맑게 어느 여름날에 아라카와 히로미
제 1장 사랑은 간이역의 코스모스로 피고...
사람은 사랑하고 있는 한 용서한다 - 라 로슈푸코<도덕적 반성>
사랑을 하지 않는 것보다 사랑을 하고 사랑을 잃어버리는 것이 낫다. - 테니
슨 <인 메모리엄(In memoriam)>
연애에 있어서는 항상 고통과 즐거움이 싸운다. - 시루스 <잠언>
1.불륜의 사랑도 사랑인가?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인간은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다. 이는 보통의 연인들
에게는 물론이고 불륜의 사랑에 빠진 어떤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과연 불륜의 사랑이란 무엇일까? 무엇이길래 그토록 많은 여성들이 그 사랑에
빠져드는가?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흔히들 불륜의 사랑이란 사람이 정상적으로 밟아가야 할 길에서 벗어난 일이
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미혼 여성과 아내와 자식이 있는 남성이 끝없는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을 키워 나가는 것을 불륜이라고 단정짓는 것에 오랫동안 의문을
느껴왔다. 또한 어떤 한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고서 얻을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은
없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적인 어투로 불륜의 사랑을 죄악시하는 것도 매
우 안타깝다.
사랑에는 여러 가지 정의가 따른다. 그러나 어느 하나 틀린 말이 아님에도 불
구하고 명확하지 않다.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오는 사랑처럼 말이다. 결혼을 했
든 하지 않았든, 한 번이든 두 번이든 모든 남성들과 여성들은 기습적으로 찾아
오는 사랑의 열병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과연 어느 누가 그때를 알 수 있
는가? 결혼 전의 모든 남녀들에게 '진정한 사랑'이 찾아올 것이라고 누가 확신할
수 있는가?
요즘 대부분의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들이 남녀간의 불륜의 사랑을 종종 다
루고 있다. 또한 잡지나 신문에서도 그러한 내용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매스컴은 마치 불륜을 인기있고 유행하고 있는 현대 사회의 한 풍속도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그것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아주 현실적인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나는 위악적이고도 단순한 유희를 위한, 마치 유행을 쫓듯
혼외정사와 불륜을 행하는 남녀들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 싶다. 이 책은 결혼
전의 남녀가 평생의 반려자를 찾듯, 비록 불륜일지라도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
는 길 위에 서있는 당신을 위한 것이다.
불륜의 사랑도 사랑은 사랑이다. 물론 그 사랑에는 책임과 대가가 따른다.
파우스트는 다음과 같이 절규한다.
"두 개의 영혼... 아아, 내 가슴속에 머물러 있는 불륜의 사랑의 소용돌이 속에
서 비로소 나는 인간적인 욕구로서의 '사랑'이란 존재를 자신의 육체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이는 파우스트가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이 자신 속에 내재해 있는 본능적인
이브와 성스런 마돈나 사이에서 고뇌하고 괴로워하며 번민한다는 사실을 간파했
음을 나타내는 것이리라.
사랑은 누구나가 일생을 걸고 매달리는 대대적인 사건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인간은 사랑이 있으면 살아나갈 수가 있다. 이는 보통의 연인들은 물론이고, 불
륜의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2, 불륜의 이유 1-신데렐라 콤플렉스
피터팬인 20대 남성은 연상의 여성을 좋아하고, 신데렐라인 20대 여성은 중년
남성을 좋아한다.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은 동년배의 남성을 믿음직하지 못한다고 여긴다. 자
신보다 정신 연령이 낮다고 생각한다(실제로 꼭 불륜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현재
사랑에 빠져 있거나, 결혼한 대다수 부부들의 경우를 보면 남성의 나이가 많다.)
이처럼 여성이 나이가 비슷한 남성을 신뢰할 수 없는 원인 가운데 한 가지는
분명히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과보호에서 비롯된다. 남성들 사이에 이른바 '마더
콤플렉스'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핵가족화로 인해서 아이의 수는 점점 적어지고 게다가 한 가정의 가장인 남편
은 저차로 신뢰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자식에게 자신의 인생을, 모든 것을 의
지하려고 하는 어머니. 자식도 그러한 어머니에게 반항을 하거나 귀찮다고 생각
하기 보다는 금전적인 면에서라도 그런대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두는 것이 이
득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
이것은 비단 남성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과보호는 여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너무 일찍 결혼을 하고 싶진 않아요. 결혼해서 하게 될 일이야 뻔하잖아요,
아직은 집에 있는 것이 편하고 즐거워요. 결혼을 하면 피곤한 일이 너무 많을
거예요."
딸이 이렇게 말하면 부모들도 대개 수긍을 한다. 또한 딸을 일찍 시집보내 버
리면 집안이 너무 쓸쓸할 거라는 생각에 결혼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여
성은 같은 연배의 피터팬 남성과 결혼이라는 동일한 선상에 나란히 서고 싶지
않다.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생을 하기보다는 이미 돈도 모
아 놓았고 생활도 어느 정도 안정되어서 자신의 집에서 생활하던 것처럼 안락함
을 제공받을 수 있는 남성 쪽에 자연히 관심이 가게 되는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불륜의 사랑에 빠져드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이러한 여성들
의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기인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상당히 위험하다.
불륜의 사랑에 빠진 남녀가 결혼에 이르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어떠한 이유
를 대더라도, 그 어떠한 말로 합리화시킨다고 해도 불륜은 반도덕적, 반사회적인
일임에는 분명하다. 더구나 신데렐라 딸들이 이러한 달콤한 생각만으로 불륜의
사랑에 빠진다면 그 위험은 배가된다. 커다란 상처를 입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사랑해선 안될 사람을 사랑할 경우에, 그 사랑은 간이역의 코스모스로 피었다
가 어느새 지고 마는 것이다.
3.불륜의 이유 2 - 파더 콤플렉스
여성이 한 번 파더 콤플렉스에 걸리면 빠져 나오기가 어렵다. 그 여성은 끊임
없이 아버지를 느낄 수 있는 사랑을 찾아 나선다.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 가운데에는 파더 콤플렉스가 잠재 의식 속에 있는
경우가 있는데, 다음의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아버지란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하고 성장한 경우가 그 첫 번째이다. 이를테면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거나 아버지와 오랫동안 떨어져서 생활한 경우이다.
그러나 본인은 정작 성인이 될 때까지 자신이 아버지의 사랑에 굶주리고 있다
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수가 많다. '아버지가 있으면 좋을 텐데'라는 기분은 언
제나 느끼고 있다 해도 아버지가 있는 것이 어떠한 상황인지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사회 생활을 하는 동안 나이가 많은 남성을 대하면서 내
면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던 '파더 콤플렉스'가 정체를 드러낸다. 심한 경우에
나이 많은 상사와 열애에 빠진 여성이 학창시절부터 교제해 오던 두세 살 연상
의 남성과 약혼을 파기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한 번 정체를 드러낸 파더 콤플렉스에서 여성은 좀처럼 빠져 나오기가 어려우
며, 이후로 아버지를 느낄 수 있는 사랑을 갈구하게 된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아버지가 있으나 아버지의 사랑이란 지금 자신이 받고 있
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오랫동안 생각하며 성장한 여성의 경우이다. 이
는 여성이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았던 경우로, 여성의
마음에 아버지가 왜곡되어 존재하고 있다. 그 상처는 누구에게서도 쉽게 치료받
을 수 없다. 소녀에서 이미 여성으로 성장하여 비슷한 연배의 남자와 농도 짙은
사랑을 나누어도, 결혼을 전제로 한 남성과의 진지한 사랑에서도 자신이 꿈꾸는
진정한 아버지를 느낄 수 있는 사랑을 구할 수는 없다. 그것은 별다른 사랑이라
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상처를 부드럽게 치료해 주는 남성이 어느날 갑자기 여성에게 나타
난다. 제법 나이가 있는 남성은 여성에게 그 여성이 여지껏 받아보지 못했던 무
한한 아버지의 사랑을 베푼다.
이때 여성은 모든 것을 집어던지고 그 남성에게 빠져든다. 편안하고 느낌이
좋기 때문이다.
또한 비로소 여성은 아버지의 사랑을 필요로 했던 자신을 발견한다. 여성은
자신이 지금까지 함께 지내고 싶었던 사람은 비슷한 또래의 연인이 아니라 아버
지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아버지와 딸의 관계는 매우 독특한 관계로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남성과 결혼
을 하고 싶다는 여성도, 자신의 아버지 같은 남성과는 절대로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여성도 모두 '파더 콤플렉스'현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보면 틀림없
다.
그중에는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이가 너무 좋은 것에서 자신은 따돌림
은 당하는 것처럼 느끼고, 아주 일찍 결혼해 버리는 여성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딸의 혼담을 자꾸 자꾸 파기해 버리는 아버지도 있다.
딸의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의 영향은 매우 지대하며 중요하다. 젊은 여성이
이미 아내와 자식이 있고, 나이가 많은 남성과 불륜의 사랑에 빠진 경우, 원인을
모두 여성의 아버지에게 전가시킬 수야 없겠지만, 대체적으로 여성과 아버지 사
이에 무엇인가 특수한 상황이 관계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 불륜의 이유3 - 자연스럽고도 잦은 만남
사내에서 불륜의 관계가 생기기 쉬운 것은 남성과 여성의 자연스럽고 잦은 만
남 때문이다.
불륜의 여러 가지 형태 중 사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 그것은
왜일까?
남녀가 한 번 얼굴을 마주치는 것으로 시작되는 연애는 적다. 대개 연애라는
것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는 횟수가 거듭됨으로써 이루어진다. 남녀가 디스코장
이나 술자리에서 처음으로 만나서 즐기는 것은 그다지 믿을 만한 것이 못 되는
데,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일을 하는 동안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된 남녀가 많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불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다 알게 된 처자가 있는 남성이 전화를 걸어오거나 데이트를 신청하면 여
성으로서는 경계를 하기가 쉬워진다. 그러나 업무상으로 반드시 얼굴을 마주쳐
야 하는 사이에서는 공교롭게도 저절로 연예의 기초가 마련된다. 더구나 함께
팀을 이루어 일을 하게 된다면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어 간다.
때때로 회식이나 야유회, 송별회 같은 일로 격의 없이 어울리다 보면 더욱 가
까워지기 마련이다. 일부러 유혹을 한다거나 공을 들이지 않아도, 돌연히 불륜의
사랑에 빠질 소지가 다분한 것이다.
일을 매개로 만난 남성과 여성 사이에 사랑이 싹트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일
하는 남성의 모습은 남성다움을 배가시킨다. 사내에서 불륜의 관계가 곧잘 생겨
나기 쉬운 이유는 바로 그 모습을 남성의 아내가 보는 경우보다는 미혼의 한 여
성이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5. 불륜의 사랑에 빠지는 여성 1
아무나 불륜의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대개 불륜의 사랑에 빠지는 여성들은
확실한 자신의 일을 갖고 있다.
어떤 여성이 불륜의 사랑에 빠져드는가 하는 문제를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는 없다. 억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불륜의 사랑에 빠지는 여성 중에는 확실한
자신의 일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일이나 삶의 보람을 찾지 못하는
무기력한 여성은 불륜의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보통의 여성들보다 몇 배나 질투심이 강하고, 정열을 바칠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거나,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여성들... 이들이 불륜의 사랑에 쉽게 빠
질 수 없는 이유는 확실하게 말해서 불륜의 사랑에 빠졌을 때 닥쳐오는 여러 가
지 어려움을 극복해낼 만한 힘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륜의 사랑은 미혼의 남녀가 나누는 사랑과는 달라서 만남의 횟수나 행동 범
위에 제한이 따른다. 즉 사랑을 나누고 만끽할 수 있는 정도가 적은 것이다. 그
러므로 아차 하는 순간에 세월은 흘러가 버린다. 이 시간의 흐름을 그저 멍청하
게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 여성은 남자를 만날 수 없는 날이 그저 쓸쓸하기만
하다.
불륜의 사랑에 빠져 있는 여성들 대부분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독신 남성은 결국에는 여성을 속박하고 싶어 해요. 정신적인 속박뿐이라면 견
딜 수 있겠지요. 그러나 남자친구들과 술마시러 가지 마라, 친구들과 여행을 가
지 마라... 사사건건 간섭하는데, 정말 괴로워요. 시간만 있으면 매일이라도 데이
트를 하고 싶어 하지요. 그런 점을 생각한다면 불륜의 사랑이 주는 장점도 있다
고 생각해요. 상대방이 결혼했다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 이상, 나에 관하여 이
것저것 속박할 수는 없는 일이죠. 나는 일과 친구들과의 교제를 중요하다고 생
각하고 있기 때문에, 매일같이 그와 만날 수 없는 것을 그리 안타깝게 생각하지
만은 않아요."
물론 마음 깊은 곳에서는 다른 여성들처럼 남들에게 드러내놓고 연애를 할 수
없는, 자신이 원할 때 마음놓고 남자를 만날 수 없는 자신을 불쌍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들은 대부분이 그러한 심리에 그리
연연해 하지 않는 독립적인 여성들이다.
"그래요. 깊은 밤 잠자리에 들 때면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을 느끼지요."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불륜'이라 는 상황 때문에 어
쩔 수 없이 생겨나는 여러 가지 심리 중 불안한 심리를 심하게 느끼는 경우가
틀림없지만, 그러나 이내 곧 대담해진다.
"하지만 아침이 되면 어젯밤에 고민하고 불안해 했다는 사실이 마치 거짓말처
럼 느껴져요. 머리 속에는 오늘 하루에 해야 할 일들로 가득하죠. 기분도 발랄해
지구요."
대개 확실한 자기의 일을 가지고 있고 '사랑'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
는 여성들만의 불륜의 사랑에 빠져든다. 그렇다면 당신의 불륜의 사랑에 빠질만
한 여성인가?
다음의 항목들을 보자.
-친구들과의 교제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일주일에 반 정도는 만남을 가
진다.
-전형적인 낙천가로 아무리 기분 나쁜 일이 있더라고 하룻밤만 자고 나면 금
방 잊어 버린다.
-중요한 볼일이 있으면 남자와의 데이트 약속도 취소해 버릴 수 있다.
-부탁을 하기보다는 부탁을 받는 편이다. 주로 친구들의 상담역을 맡고 있다.
-주말은 테니스나 쇼핑 등 취미 생활을 하는 날로 생각한다.
-혼자서 영화관이나 찻집, 레스토랑에 들어갈 수 있다.
-남자로부터 입고 있는 옷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도 그의 기호
에 맞게 바꾸지 않는다.
-남자가 다른 여성을 칭찬해도 화가 나지 않고 오히려 보는 안목이 있다고 생
각한다.
-때로는 남자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태연하게 묻기도 한다.
-남자 앞에서 히스테리 컬한 증상을 보인다거나 울부짖는 일은 없다.
-하루종일 책을 읽으며 보낼 수 있다.
이상의 항목들에 대해서 전부가 그렇다고 대답하는 여성이라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불륜의 사랑을 지속할 자격이 있다. 그러나 해당되지 않는 항목이 많은 경
우에는 앞으로 새로운 친구를 만들거나 취미 생활을 즐기는 등 혼자 있어도 충
분히 즐거워질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거나, 당장에 그만두는 것이 좋다.
그러면 여기에서 불륜의 사랑을 하는 여성의 유형을 몇가지 들어보자
-유형 1: 유행에 뒤떨어지고 싶지 않은 젊은 여성
세상의 움직임에 민감하고 아무 생각도 없이 유행을 쫓듯 불륜의 사랑에 뛰어
든다. 그리고는 친구들에게 "멋진 아저씨야"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특별하
게 "이 사랑에 목숨을 걸었다"는 비장한 감정은 없다. 바람기가 다분한 중년 남
성과 만나다가 금방 헤어져도 "서로 즐겼을 뿐이야"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
한다.
-유형 2: 자의식이 너무 강한 여성
자신은 보통 사람과는 약간 다르다고 생각하는 여성. 그래서 동년배와 벌이는
소꿉놀이 같은 연애는 바보짓이라고 생각하면서, 중년 남성과 교제하는 것이 자
신에게 어울린다는 기분을 가진다. 그러나 진심을 알고 보면 단순히 남성의 외
모에 끌렸다거나 돈이나 권력에 매료당했을 뿐이다. 바람기 많고 놀기 좋아하는
중년 남성의 아주 좋은 상대이다. 이런 경우에 여성은 버림을 당하기 십상이다.
그리고는 "나는 정말로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었는데"하며 울부짖는다. 하지만
때를 맞춰 손을 뻗어주는 젊고 멋진 남성이 있으면 금방 그쪽으로 관심을 쏟는
다. 나이를 먹으면 젊은 남성에게 열중하게 되는 유형이다.
-유형 3: 커리어 우먼
권력 지향으로 명예욕이 강한 여성. 이성에게 반하거나 연애에 몰두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라고 여기고, 일터에서 자신이 얼마나 인정을 받고 출세를 하느
냐가 인생의 최대 목표이다. 자신을 위하여 나이 많은 남성의 경제력이나 권력
을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이용한다. 그러나 남성이 함께 잠을 자고 싶다고 말한
다거나, 매일 만날 수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면 귀찮아하고 싫어하는 유형이
다. 그이의 아내와 아수라장이 되어 다툴 의사도 없다. 더구나 가족들이나 주위
사람들 몰래 결혼한다는 것은 상대가 누구라도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다. 만일
남자가 "아내와 헤어지겠고"라고 말한다면, 이내 허둥지둥 먼저 달아날 형이다.
-유형 4: 파듯 콤플렉스에 걸린 여성
언제까지나 어린아이로 머물러 있고 싶다. 부모의 그늘에서 그럭저럭 아무 걱
정없이 지내고 있는 그녀. 그렇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남성에게 아버지와 같은 포용력과 상냥함을 요구한다. 부성과 사랑이 한
데 얽혀서 본인도 제대로 구별할 수 없게 된다. 근친상간적인 요소도 있다.
-유형 5: 생활을 굴곡이 많았던 여성
가정 환경에 문제가 있고, 어려서부터 추한 어른들의 세계를 많이 보고자란
여성. 같은 또래의 남성이나 여성이 컵이 깨지는 것을 보고 "으악!"하고 소리를
지르며 기절할 듯이 놀라서 소동을 치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 한다. 더구나 다른
사람들이 소리 내어 웃는 모습을 보면서 는 "무엇이 그리 즐거울까? 정말 알 수
없는 일이야"라고 빈정거리며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이런 형의 여
성의 상대는 단순히 나이가 많을 뿐만 아니라 인생의 쓴맛 단맛을 모두 겪어낸,
힘든 삶을 살아낸 남성이기 십상이다.
-유형 6: 멋있고 단정해 보이는 여성
주변 사람들로부터 "어째서 저런 여자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말
을 듣는 멋있고 단정해 보이는 여성. 총명하고 지나치게 결벽한 탓에 같은 세대
의 남성들이 어린아이처럼 보인다. 단순히 그들과는 친구로만 지낼 뿐이고 결혼
을 한다는 것은 더욱 불만스럽다. 이런 형의 여성은 불륜의 사랑에 빠졌어도 연
상인 남성과 언제나 대등한 위치에 서고 싶다. 그래서 지나친 애교를 부리는 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 데이트 비용도 자신의 몫은 자신이 계산해야 한다고 생각
하고 있다. 남성 쪽도 여성의 생활 방식이나 여러 가지 일에 대한 사고 방식이
긍정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연하이지만 여성의 재능에 경의를 표한다.
6.불륜의 사랑에 빠지는 여성 2
커리어 우먼은 자신의 삶을 남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처럼 사랑에도 분명하게 대응한다.
커리어 우먼에는 다음의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고 오로지 공부밖에 잘하는 것이 없는 여성으로, 학창시절 성적은 언제나
상위를 차지했다. 사회에 나와서도 남들로부터 당당히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곱게 시집이나 갈 것이지..."라는 따위의 주위의 말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남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열심히 일한다. 그래서 결혼 이후에 자신이 집안
일 에 속박당하리라는 것은 상상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분명한 남자친구가 있으며, 불륜 관계에 뒤얽혀 있기도 하고 남성
을 능숙하게 조정하는 수완이 있다.
두 번째는 남성에 대한 이상이 매우 높아서 결혼을 하려고 하는 의지는 있지
마나 좀처럼 일이 성사되지 않는다. 업무는 현명하게 처리하여 어느 틈에 커리
어 우먼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성 관계를 가진 남자친구가 있어도 미래를 함께할 수는 없다. 한편 일 때문에
알게 된 상사와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두 번째 유형의 커리어 우먼은 결혼, 업
무, 나이, 사랑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며 고민하면서 살아간다.
세 번째로는 일을 하는 동안 자신의 삶의 방향을 발견하고 대인 관계도 중요
시한다. 장차 회사 요직을 맡고자 하는 커리어 우먼. 다른 사람의 기분을 잘 맞
추고 연애도 잘 한다. 단, 가정 환경이나 교육 방법, 양친의 교육에 의해서 사랑
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능력이 있는 커리어 우먼은 호기심이 강하고, 남성에게만 성에 대한 부분을
책임지게 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신체나 성행위, 피임에 이르기까지 성적인 지식
을 가지고 있고, 보통의 여성들보다 다소 개방적인 여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개 결혼 적령기 전후에 있는 커리어 우먼들이 불륜에 빠지는 일이 빈번한
데, 그것은 그들의 결혼관이나 연애관, 인생관에 기인한다.
커리어 우먼은 자신의 삶을 남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 사랑한다고
해서 쉽게 결혼을 결정하지도 않는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처럼 사랑에도 분명
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7. 남자의 진실
유부남과 미혼 여성의 만남은 그 자체로도 드라마틱하다. 당신은 그것의 정체
를 알고 있는가? 남자가 어떤 사실을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35살의 남자와 25살의 여자가 불륜 관계에 있다. 그렇다면 남성이 25살일 때
여성은 15살이었다. 만약 두 사람이 그 당시 만났다고 한다면,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남자는 군복무를 하고 있거나, 학업을 계속 하거나,
일에 쫓겨서 바쁘고, 중학생이었던 여자는 방과후 누구네 집에 가서 놀 것인가
를 궁리하고 있었을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이 너무 늦었다. 보다 빨리 만났다면 어른과 아이의 관계만이
있었을 텐데... 35살의 남자, 25살의 여자, 이제 두 사람은 충분히 남자와 여자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그들의 만남 자체에는 남자에게 가정이 있다는 사실
도, 여자가 미혼이라는 사실도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만남은 드라마틱하다. 혹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남자
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사람의 일이란 항상 처음이 중요하다.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에 따라 그
과정과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데, 남녀간의 만남 또한 이러하다.
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 다가올 때, 여자는 그 남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즉 남자의 진실을 알아차려야 하는 것이다.
기혼 남성과 미혼 여성의 만남 또한 마찬가지인데, 어느 정도 관계가 진전된
후에야 뒤늦게 남자에게 가정이 있다는 사실을 여자가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남자가 여자에게 처음부터 "아직 미혼이다"라고 거짓말을 했거나,
여성이 묻지 않았기 때문에 결혼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하는 경우로,
실로 남자의 진실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설상가상 남자의 처음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여자가 이미 남자에게서 사랑을
느끼고 자신의 마음을 더 이상 제어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런 때라도 여성이 자존심과 자부심을 지키지 못하면, 여성은 "한번 놀
아보자"라는 식의 음란한 남성의 희생 양이 되어 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면 남자의 진임을 어떻게 알 수 있을 것인가?
무엇보다 시간을 끌어라. 섹스를 하지 않고 지낼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
하라. 여성에게는 그 사이를 이용하여 남성의 마음을 정확하게 파악해 가는 것
이 필요하다.
당신에 대한 점점 불타오르는 성욕을 남성에게서 감지했다면 그러한 관계에서
얼른 빠져 버리는 것이 좋다. 설상가상 이때 남성이 당신을 계속해서 뒤쫓아오
지 않는다면, 그 남성이 애초에 가지고 있던 의도는 성적인 욕구를 해소하려는
정도에 불과했음이 여실히 드러나게 된다.
현재 미혼인 당신이 가정이 있는 남자와 사랑에 빠져 있다면, 당신은 여자인
당신이 느끼는 긴장과 남자가 느끼는 긴장이 어떠한 것인지 분명하게 알아야 한
다. 다시 말하면 남자가 느끼는 긴장에 어떠한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8. 남자의 본심을 알아보는 테스트
여자에게 자신이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독선이 없다면, 불륜의 사
랑은 진행되지 않는다. 과연 남자의 본심은 어떠한가?
남자의 마음을 꿰뚫어볼 수 있는 렌즈나 흑백을 확실하게 가려낼 수 있는 리
트머스 시험지가 있다면, 결국 여자에게 상처만 주는 불륜의 사랑을 서둘러 정
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 어느 누구가 그의 진실을 알 수가 있는가? 어쩌면 그 자신조
차 정확히 알지 못할지도 모르는데...
다음의 체크 리스트는 그 결과를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다만 남자의 본심
을 아는 데 유효할 것이다.
-데이트를 끝내고 돌아갈 때 집까지 바래다준 적이 한 번도 없다.
-꽃을 선물해준 결과가 없다.
-호텔에서 만나서 호텔에서 헤어지는 것이 데이트의 내용이다.
-"우리 결혼하자"라고 가볍게 이야기한다.
-당신을 만날 때도 결혼반지를 반드시 끼고 다닌다.
-만날 때마다 번번이 섹스를 요구한다.
-자기 아이의 이야기를 태연하게 한다.
-당신과 밤을 같이 지낸 다음날 아침에 당신 앞에서 자신의 아내에게 변명할
거리를 찾으려고 필사적으로 애쓴다.
-데이트 약속을 잊어 버리는 일이 종종 있다.
-그가 어떤 상담을 해오는 일이 한 번도 없다.
-섹스를 한 후에 팔베개를 해주는 적이 없다.
-휴일날 함께 데이트를 해본 경험이 없다.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
-당신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결혼 같은 것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종종 이야기한다.
-당신과 만날 때도 태도가 느슨하다. 복장도 단정치 못하다.
-열흘 이상이나 연락을 하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대부분의 항목에 해당하는 불륜 관계는 아마 남자에게는 단순히 즐기기 위한
교제일 것이다. 또한 반 정도에 가까운 경우는 약간 위험 신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3~5개 항목밖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는 그의 성격에 약간의 문제가 있을
뿐이고 진심으로 알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전부 해당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틀
림없이 당신을 죽도록 사랑하고 있는 경우이다.
9. 사랑의 의문들
불륜의 사랑에는 의문점이 많다. 유부남이 아내 아닌 다른 여성과의 진정한
사랑을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불륜의 사랑에는 언제나 의문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남자가 아무리 사랑을 이
야기해도 여자는 그를 쉽사리 믿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이미 결혼한 남성이 아
내 아닌 다른 여성과의 진정한 사랑을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의심스럽기 때문이
다.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들이 상대 남성에 대해 품게 되는 의문은 대체적으로
동일하다. 이는 그러한 의문들이 미혼 여성과 가정이 있는 남성의 관계라는 특
수한 상황에서 비롯되기 때문인데, 불륜의 사랑에 빠진 대부분의 여성들이 자신
의 영혼을 갉아먹는,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반복되는 의문들을 풀지 못한 채로
자신의 사랑을 지속시켜 나가고 있다.
만일 당신이 어느 누구보다 분명하고 이성적인 상태에서 불륜의 사랑에 빠져
있다면, 다음에 열거하는 의문 가운데 몇 가지 항목에는 반드시 해당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단지 불장난일지도 모른다.
'그 사람과 관계를 지속시켜 나갈 것인가?'
'그 사람은 부인과 이혼을 할 것인가?'
'나는 안은 후에 어떠한 생각으로 부인과 잠자리에 들까?'
'왜 연락이 없을까? 우리 관계는 이대로 끝나는 것인가?'
'만약 그와 헤어진다면 다시는 그 사람 만한 사람을 만나지도, 사랑하지도 못
할 것이다.'
'그는 부인이 세탁한 옷을 어떤 기분으로 입고 다닐까?'
'나는 더 사랑한다면서, 왜 부인에게 발각될 것을 조마조마하게 생각하는가?'
'휴일에는 무엇을 하고 지내는가?'
'그에게 나와 그의 자식들 중 어느 쪽이 더욱 중요한 것일까?'
'내가 임신을 했다면 그는 어떻게 할 것인가?'
'부모님께서 우리들의 관계를 아신다면 어떻게 하실 까?'
'그는 불륜의 사랑 그 자체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나와 헤어지고 싶어도 이야기를 단정적으로 꺼내지 못하기 때문에 질질 끌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시시때때로 일게 되는 이러한 의문들을 해결하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
다. 불륜의 사랑은 진실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일 당신이 겸허한 자세로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 여성이라
면, 당신의 사랑이 진실이라면, 이러한 의문들을 가지고 있더라도 상대 남자에게
는 일체 이야기를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제멋대로 행동하는 여성은 사
사건건 그에게 질문하고 힐책할지도 모른다(이때 당신의 추궁에 남자가 아무리
진실을 얘기하더라도, 돌아서면 당신은 또다시 의심으로 번민할 것이다. 불륜의
사랑이란 그 자체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10. 홀로서기가 예정된 사랑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은 홀로서기를 각오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남자에게
기대지 않는 경제적 자립, 심리적 자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불륜 관계에 있는 두 남녀가 결혼에 이르는 경우는 단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남자들의 이기심에 기인한다. 남자는 자신
의 기득권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불륜 관계가 탄로났을 경우, 무언가를 결정
해야 할 때 남자는 경제적 파산, 사회적 도덕적 타결과 실추로 인해 상실될 자
신의 기득권을 위해서 십중팔구 가정으로 돌아간다.
또 다른 이유는 남성의 도덕적 재무장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결국에는 아내
와 아이를 저버릴 수 없다고 말한다. 그들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한다. 아
직도 그들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도덕적인 이유는 때로 남자들의
이기심을 무마시키며 큰 설득력을 갖는다.
가정이 있는 남자가 미혼의 여자와 다시 결합할 수 있다는 가정은 명백한 오
류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은 자신이 단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합의 가능성안에 있을 수 있다는 환상을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아직도 그 남자를 사랑하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한다. 분명한 자기일을 가져야 하고 경
제적으로 자립을 해야 한다. 또한 사랑하는 남자가 언제나 당신 곁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에게 기대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아, 사랑
하는 남자가 있는데도 홀로서야 하다니...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은 보통의 여자들처럼 사랑하
는 남자와 한 가정을 꾸릴 수가 없다. 불륜의 사랑은 그렇게, 서로를 사랑할 수
는 있어도 함께 가정을 꾸릴 수도, 같이할 미래도 없는 것이다.
제 2장 남자와 여자가 사랑할 때...
-연예라는 것은 얼마나 두려운 정열인가. 그렇기 때문에 세상의 거짓말장이들
은 사랑을 마치 행복의 원천인 것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스탕달 <파름의 승
원>
-당신을 영원히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양초가 당신이 살아있는 동안은 계속
타오르겠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다. -톨스토이 <크로이첼 소나타>
1. 27가지의 금기
사랑에는 기술이 필요하다. 불륜의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1) 남자의 집으로 전화를 해서는 안 된다. 또한 그의 전화번호부에 당신의 이
름이 기록되어 있어서는 안된다.
(2) 그의 집으로 편지를 보내서는 안 된다. 회사도 가능하면 피한다.
(3) 주말이나 공휴일에 데이트를 하자고 유혹해서는 안 된다. 특히 그의 아이
들의 생일이나 집안에 행사가 있는 날도 마찬가지이다.
(4) 손수 만든 선물을 해서는 안 된다.
(5) 그가 비록 입원을 하더라도 병문안을 가서는 안 된다.
(6) 비록 그의 아내가 장기간에 걸쳐 부재중일 때라도 그의 집에 가서는 안
된다.
(7) 그가 이혼을 하지 않는 한 그의 자식들을 만나면 안 된다.
(8) 그를 이틀 이상 연속으로 자신의 방에 머물게 해서는 안된다.
(9) 사람들 앞에서 손을 잡고 걸어서는 안 된다.
(10) 친한 사람 이외에 그와 관계된 일에 대해서는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11) 그의 전화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12) 데이트 약속을 기대하지 말라.
(13) 스스로 비극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14) 질투나 방종한 기분을 가져서는 안 된다.
(15) 그의 집안 이야기에 귀기울이지 말라.
(16) 그의 친구를 만난다면 당신은 타인인 것 같은 행동을 해야 한다.
(17)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
(18) 히스테리를 부려서는 안 된다.
(19) 그가 이혼장에 도장을 찍을 때까지 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믿어서는 안
된다.
(20) 그의 옷에 립스틱을 묻히거나 화운데이션을 묻히면 안된다.
(21) 그가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22)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은 오직 당신만 갖고 있어야 한다.
(23) 임신해서는 안 된다.
(24) 그의 등에 손톱 자국을 내서는 안 된다. 키스 마크도 마찬가지이다.
(25) 마음속 깊이 헤어지기로 결심했다면 섹스를 해서는 안된다.
(26) 어쨌든 헤어지자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No!"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27) 사랑에 빠진 이상 후회해서는 안 된다.
2. 외박은 금물!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남자와 함께 밝아오는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고 생각하
는 여자. 그러나 외박은 금물이다.
남자가 당신의 방에 머물다 새벽녘에 가족들이 있는 자기집으로 돌아가는 것.
또는 두 사람이 호텔에 머물고 다서 다음날 아침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
먼저 전자의 경우 잠에서 덜깬 얼굴, 멋대로 돋아난 수염을 다듬지 않고 자신
의 집으로 돌아가는 남자의 등을 바라보면 여자는 그저 적막하기만 하다. 그리
고 아주 약은 불쾌하기도 하다. 때때로 그의 등에다가 날달걀을 던져 버리고 싶
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남자가 돌아가고 난 아침 방에는...
여전히 닫혀져 있는 커튼
그 틈새로 아침햇살이 비춰온다
베갯머리에 놓인 담배 재떨이에는
피고 버림 담배꽁초가 아홉 개
그중 한 개비를 주워들고 입에 물어본다
그 사람의 냄새가 입 속으로 확 퍼져 나간다
아직 나른하다
다시 한 번 침대로 파고든다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한밤중에 몇 번이나 그 남자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잠을 자고 있을 때의 그 사람은
언제나 어린아이의 얼굴
푸른색 시트에도 어젯밤의 땀냄새가 배어 있다
무심코 맡아보니
내 몸에서 다시 땀이 나는 것 같다
맨몸을 비틀면서 시트를 잡아당기고
눈을 감으면
아직 어께 아래에
땀에 젖은 팔베개가 있는 것 같아서...
순간적으로
스스로 자신을 꼭 껴안고서...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자가 위의 시처럼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고 난 다음
날, 혼자서 집으로 가버린 남자를 생가각하며 여유있는 분위기에 빠질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사랑을 처음 시작하던 때에는 그가 남긴 체취를 그대로
보존하고 싶어서 오래도록 시트를 바꾸지 않는다든가, 이불 속에서 자꾸자꾸 그
의 체취를 맡아 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행위로 몸에 땀이 배어 나올 정도로
감미로워지기보다는 그가 없다는 사실에 대한 공허함만이 더 심해질 뿐이다.
그리고 점차 냄새만 남겨져 있다는 사실이 짜증스럽다. 혼자서 침대 속에 있
으면 쓸쓸하다. 가능하다면 아침에 그를 보내고 싶지 않다. 함께 늦게까지 잠을
자고 나서 오붓한 아침식사를 하고 싶다.
한밤중에 바라보는 그의 얼굴이 어린아이와 같이 천진난만하다는 것에도 화가
난다. 자신은 이렇게 고통을 받으며 괴로워하고 있는데, 그는 편안한 얼굴로 잠
들어 있다니... 이따금 그의 얼굴에 피로감이 배어 있으면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가정과 자신 사이에서 괴로워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
다.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로 한밤중에 그의 얼굴을 바라보는 일이 편하지 않다.
아무래도 불륜에는 위의 시처럼 '멋진 외박'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리라.
두 번째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함께 밤을 보냈어도 반드시 새벽녘에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남자.
"어떻게 할래? 당신은 더 자도 되는데..."
이런 말에 여성이 얼마나 상처를 받는지 남자는 전혀 모른다.
"아냐, 나도 돌아갈래."
그가 떠난 낯선 방에 혼자 남는다는 것은 여자로서 비참해서 싫다.
각자 다른 택시를 타고 다른 방향으로 아침안개 속에 사라지는 두 사람. 여자
는 생각한다.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둘이서 늦은 시간까지 흥겹게 즐기다가 같은 방, 같은
침대 속으로 들어가 그대로 아침을 맞을 수 있다면...'
집에 도착한 후 방문을 열고 들어가서 덜커덕 문이 잠기는 소리를 자신의 등
뒤에서 들을 때, 여자는 자신의 방이 깊은 정적 속에 잠겨 있음에 전율한다. 길
고 긴 한숨소리. 여자는 일부러 난폭하게 스타킹을 벗어던지고 커튼을 젖힌다.
밖은 아직도 회색빛 아침이다. 실이 끊어진 인형같이 침대에 몸을 던져 보아도
좀처럼 잠이 들지 않는다.
사정이 이럴진대 아무리 해도 환상적인 외박이란 없다.
외박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3. 따분하고 쓸쓸한 주말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자에게 가장 따분하고 쓸쓸한 날은 바로 주말이다.
불륜의 사랑을 하고 있는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은 각자 주말에 대한 인상
이 매우 다르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위해서 평일에 열심히 일해요. 수요일쯤 되면 손꼽아서 주
말을 기다리게 되죠... 월요일에는 정말로 맥이 빠지고 기분이 울적해요. 일주일
동안에 가장 우울하고 기분이 저조한 날이 월요일이예요."
이렇게 말하는 여성은 분명히 정상적이 연예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
륜의 사랑을 하고 있는 여성은 이와는 정반대의 입장에 놓여 있다.
"토요일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따분하고 쓸쓸해서 견딜수가 없어요. 주말 연
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암담하기만 해요."
보통의 연애를 하고 있는 여자에게는 가장 따분한 날이 월요일인데 비하여,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자에게 가장 따분하고 쓸쓸한 날은 바로 주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즐거워하는 휴일에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자
는 왜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것일까? 그것은 그 남자를 만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여느 가장들처럼 휴일만큼은 그도 가정에 봉사를 해야 한다. 아무리 대범한 여
성이라도 주말에만은 약해진다. 평일에는 일을 하느라고 정신이 없지만, 아무것
도 할 일이 없는 휴일에는 단지 혼자서 이런저런 광경을 떠올리거나, 그 남자와
의 일로 하루종일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광경이란 바로 그 남자와 그의 가족들이 단란하고 즐겁게 하루를 즐
기는 모습이다. 어느 때는 신문을 뒤적이면서 식사를 하는 속옷 차림의 그 남자
가 떠오르기도 한다. 간간이 아이들을 꾸짖기도 하는... 또 어느 때는 다른 평범
한 가장들처럼 가족들과 함께 공원을 산책하고 있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래서 불륜의 사랑을 하는 여성은 주말에 거리로 외출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
다. 거리에는 가족 단위로 외출 나온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들에게서
자꾸 그의 가족들이 연상되고, 가족들과 단란한 한때를 보내고 있는 그 남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것도 한 번이나 두 번으로 끝날 주말이라면 조금 참고된다고 하지만, 1년이
면 50번 이상의 주말이 찾아온다. 그것도 몇 년이나 지속될지 단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싫은 광경을 꾹 참고 견딘다는 것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은 주말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주말을 같이 보낼 남자친구를 만든다거나 친한 친구와 운동을 계속한
다든가 등의 건설적인 방법으로 개인적인 시간을 잘 보내도록 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현재 자신처럼 똑같이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자친구를 찾
는 일이다.
"아, 그 사람은 지금쯤 가족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무척 애를 쓰고 있겠지?"
"정말 그럴거야. 우리들이 이해를 해주니까 가능한 일이지. 우리들은 정말 좋
은 여자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각자의 상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위안을 얻는다면 그런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보통 여성들이 나누는 경박한 우정이 아닌, 서로가 깊이 신뢰하
고 이해할 수 있는 사이가 될 수 있다.
4. 언제나 웃는 얼굴을...
불륜의 사랑은 여자의 얼굴에 때로 걷잡을 수 없는 웃음을, 치유될 수 없는
절망을 드러낸다.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자는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피아스에의 말에 따르면 "웃음이란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불명료한 음성을 동
반하는 내부의 경련"이라고 한다. 웃음은 다른 사람에게 옮기기 쉽고, 때때로 이
경련은 막을 수도 없다.
그런데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은 어느 순간부터 이 웃음을 잃게 된다. 아아,
까닭없이 웃을 수 있었던 그때가 그립다고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게 된다면,
당신은 이미 불륜 관계에 깊숙이 빠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불륜이 여성을 성숙하게 만든다는 것과 피로하게 한다는 것을 부등식으로 나
타내 보자.
성숙하게 만든다. > 피로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여성은 성숙한 사람의 미소띤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성숙하게 만든다. < 피로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여성은 웃음기 하나 없는 피로한 얼굴로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언하건데, 불륜의 사랑이 여성을 성숙하게 하든 피로하게 하든 불륜
의 사랑에 빠진 여성의 얼굴에서 자연스런 미소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본래 말똥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음이 나던 젊은 시절은 그렇게 길지 않은 법
이다. 언제까지 철없이 그럭저럭 세월만 보낼 것인가?
지성을 갖추지 않고 사람은 성숙해질 수 없다. 또한 웃은 얼굴이 사람의 성숙
함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다. 애수에 찬 눈동자는 반짝이고 가슴아픈 통증을
인내하며 견뎌낼 때 비로소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철부지 어린아이같이 생각없는 말을 지껄이고 이를 드러내고 웃는 것이 나쁘다
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다. 성인 여성이 때때로 보여주는 미소야 말로 천금과
도 같이 귀하다.
그러나 아무래도 너무 고통스러우면 웃은 얼굴을 하기는 어렵다. 눈물을 너무
흘리면 눈이 붓고 피부가 거칠어진다. 주름도 늘어난다. 그러니 너무 애ㄷ아해서
는 안될 일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불륜의 사랑에 바진 여성에게는 사랑
의 기쁨과 사랑의 절망이 주는 감정의 기복을 잘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륜의 사랑은 짧은 순간에 천국과 지옥을 오고가는 행보이다. 천국과 지옥을
오고가는 사랑에 빠진 여자의 행복과 불행은 여자의 얼굴에 때때로 걷잡을 수
없는 웃음을, 치유될 수 없는 절망을 드러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여성에게는
무엇보다도 그 두 가지를 다스릴 줄 아는 힘이 필요하다.
5. 배려와 자존심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에게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자존심이 필요하다.
불륜의 사랑을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불륜의 사
랑에 빠질 수 있는 여성은 기본적으로 '강한 여성'이다. 그래서 간혹 철모르는
사람들이 불륜을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미화시켜 노래하곤 하는데, 그러나 진실
이 없는, 미화된 사랑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특히 연애를 처음 하는 여성이 불륜 관계에서 진정으로 사랑을 느끼게 되면,
불륜의 사랑이 여성에게 주는 정신적 타격은 매우 클 것이다. 그러므로 불륜의
사랑을 할 때에는 몇가지 어려움에 직면할 각오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랑을 시작한 시점에서부터 그 사랑을 멋진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
다.
그런데 불륜의 사랑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라고 해도 거기에 맞게 규정된 특별
한 정의는 없다. 특별한 경우에 따라서 그때 그때 마다 천차만별일 것이다. 다만
결코 놓지 말아야 할 두 가지 큰 중심선이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결코 비관적이 되지 말 것.
-사랑 자체만을 즐길 것.
사랑을 즐긴다고 하면 다소 천박한 느낌이 들기도 하겠지만, 이는 바꿔 말하
면 불륜의 사랑을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것이 되게끔 하라는 소리와도 같다.
불륜의 사랑을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배려는 자칫하면 아수라장이 되어 버릴 수 있는 관계에 제동을 걸어 준다. 또한
성숙한 인간으로 사랑을 하고 있다는 자존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심
리는 복장이나 태도에까지 나타난다. 자존심이 없으면 언제나 눈을 내리깔고 주
눅이 들어 있다거나 옷차림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결국 그것은 당신 자신이 '부도덕한'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위 사람들
에게 부각시키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에게는 무엇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자존심이 필
요하다. 이 두가지를 염두에 두고 괴로울 때나 슬플 때에 더 건강하고 의욕적인
자세로 생활에 임하고, 언제나 밝은 표정을 간직해야 할 것이다.
6. 형식을 중요시하지 말라!
의식은 형식적이다. 당신의 마음이 진정이라면, 불륜의 사랑에 의식이라는 개
념을 적용시키는 것은 모순이다.
<장례식>이라는 영화가 있다. 그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불륜의 상대 여성이
장례식장에 나타나자 굉장히 당황한다. 그의 아내는 그 여성을 의심하기 시작한
다. 남성은 두 여성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불륜 관계에 있는 여성에게 돌아가
달라고 부탁하지만 그녀는 전혀 돌아갈 의사가 없다고 말한다.
"당신이 상주인 장례식인데 어째서 나는 오지도 못한다는 말인가요?"
결국 두 남녀는 실랑이를 벌이다가 뒷산으로 가서 뜨거운 정사를 나누고, 이
에 만족한 여성은 돌아간다.
다소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는 이 장면을 다고 찬양반론이 팽
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이때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그 여성의 태도이다.
사실 그녀가 장례식에 찾아오는 기분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불륜 관계에 있는 여성은 결코 그의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소개될 수가
없으며 정식으로 공개되는 장소에 얼굴을 내밀 수가 없다. 장례식은 물론 친척
들의 결혼식과 같은 모든 관혼상제가 이루어지는 장소에 그와 동석할 수가 없다
는 것이다.
이것은 여성의 입장에서는 아주 슬픈 일이다. 그러나 아내라는 이름은 비록
남편과의 사랑이 식었다고 해도 여러 관혼상제를 치르는 장소에 남편의 옆자리
를 지킬 수 있게 하는 권리를 가지게 한다.
불륜의 사랑에 빠진 여성은 생각한다.
'그는 분명히 나를 옆자리에 두고 싶어할 텐데..., 왜 내가 밀려나고 애정도 없
는 그의 아내에게 그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가?'
그렇다고 부르지도 않았는데 갈 수는 없다. 그러나 가고싶다. 결국엔 가고 말
았던 것이고...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했어야 될 일이다. 만일 자신의 부로가 사망
해도 그 남자가 상주가 되어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일부러 찾아갈
이유는 없었던 것이 아닐까?
게다가 그렇게 산 속에서 짐승처럼 섹스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더구나
그것으로 만족하고 애인이 돌아간다는 설정 역시 남성 쪽의 논리이고 생리이다.
특별히 섹스를 하러간 것이 아니지 않는가. 섹스를 해주었기 때문에 여성이 남
성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 없다. 그런데도 여성은 남성이 자신
과의 사랑의 행위를 위해서 장례식 중에 빠져 나오는 등 배려를 해준 것이 기쁘
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오히려 남성은 곤란하다고 여기면서도 시간을 내서 섹스를 해주는 것으로 만
족하는 여성을 불쌍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여성은 결코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데
도 말이다. 남성이 여성을 불쌍이 여기는 심리를 꿰뚫어 보고 장례식장으로 찾
아간 그녀의 행동은, 여성이 남성에게 예속되어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된다.
그것은 자존심이 없는, 남성이 말하는 대로 별볼일없는 여성으로 추락할 뿐이다.
남성의 입장에서 집안의 관환상제의 장소에 자신과 불륜관계에 있는 여성이
얼굴을 내민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당황스러운 일이다. 일부러 남자를 곤란하게
할 작정이 아니라면 그럴 필요는 전혀 없다. 후퇴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
도 없다. 남성 쪽의 관혼상제에 초연해져 있어야 할 것이다. 아예 아무런 흥미를
가지지 않는 것이 더 좋다.
어차피 의식은 형식적인 것으로, 형식적인 사랑을 배제하거나 진정으로 사랑
하는 관계만으로 엮어 나가려고 하는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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