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소음피해 주민, 대법원 손배 파기환송
전투기 소음으로 50년동안 고통을 받아왔는데 이런 판결이 나올 줄 몰랐습니다."
광주 군공한 인근 주민들이 소음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에서 대법원이 '소음피해를 배상하라'는 원심을 파기한 15일 주민들은 대법원의 판결에 울분을 토로했다.
10여년간 소송을 진행해 온 일부 주민들은 이날 광주 제1전투 비행장 정문에서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과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전투비행장 소음피해소송 광산구주민대책위원회는 15일 광주 광산구 공군 제1전투 비행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음피해를 보상하고 전투비행장을 이전할 것을 촉구했다.2015.10.15/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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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 송대동에서 54년째 살고 있다는 유모(54)씨는 "태어날 때부터 살던 곳에 전투비행장이 들어섰고, 전투비행장 소음을 들으며 50년 넘게 살아왔다"며 "그동안 받은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나 했더니 이런 판결이 나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집과 전투비행장 활주로와의 거리가 500m도 채 안돼 일상생활에 큰 피해를 받고 살았다"며 "나뿐만 아니라 우리 주민들은 정부와 대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대법원은 이날 농촌지역의 소음도가 80웨클 이상인 경우 사회생활상 통상의 '참을 한도'를 넘었다고 본 반면 도시 주변지역의 소음도는 85웨클 이상인 경우 사회생활상 통상 '참을 한도'를 넘은 것이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광산구 주민대책위원회 국강현 위원장은 "정부관계자가 전투비행장 근처에서 하루만 살아도 참지 못할 것이다"며 "농촌은 시끄러움을 더 많이 느끼고 도심은 덜 느낀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발했다.
또 "전투비행장 주변 마을은 도심의 중심지가 아니라 농촌처럼 조용한고 한적한 곳이다"며 "법원의 판결에 비추어 보면 광산구는 농촌과 똑같이 적용해 판결을 내려야 할 곳이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대법원의 이러한 판결은 정부의 책임이 크다며 정부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였다.
강모(61)씨는 "집에서 대화를 나누다가도 전투기 소음 때문에 문을 닫거나 대화를 멈추는 것은 부지기수다"며 "몇 십년째 전투기 소음을 듣고 살다보니 소음성 난청까지 생겼다"고 토로했다.
이어 "전투비행장이 어디로 이전하든 똑같은 문제는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정부에서는 주민들이 소음으로 피해본 것에 대해 일정 부분 보상을 해주고 향후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이날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광주 군공항 인근 지역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에 환송조치 했다.
재판부는 "광주 군공항 인근 주변 소음도가 항공기소음영향도(웨클) 80웨클 이상인 경우 사회생활상 통상 '참을 한도'를 넘은 소음 피해를 입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광주공군비행장과 그 주변지역은 당초 비행장이 개설됐을 때와는 달리 점차 도시화 돼 인구가 밀집되는 등 비도시지역에 위치한 국내의 다른 비행장과 구별된다"며 "도시지역에 위치한 대구공군비행장이나 김포공항과 비교적 유사한 도시지역으로서의 지역적, 환경적 특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광주 광산구 주민 3만여명은 지난 2005년 서울 중앙지법에 소음 피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09년 2월 서울지법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고, 2013년 1월31일 서울고법에서도 9600여명에게 208억원을 보상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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