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파 일당의 천국 가는 길
예로부터 '사람이 인육을 먹으면 어떤 질병이라도 다 고친다'고 전해 내려와 들은바 있는데, 사단의 종이 되어 사람을 무참히 죽이고 또 소윤오씨의 부인 박미자 집사의 유방을 도려내 먹은 엽기적 행위를 저질러 사형이 확정된 후, 수형생활을 모범으로 하며 계속 참회하면서 열심히 전도하던 김현양이가 7월 하순에 갑자기 병이 나서 구치소 병동에 입원하게 됐다. 병명이 간염과 T.B(결핵)이라 장기간 치료가 요할 것 같다는 것이다. 교도소의 규칙상 사형수가 병이나면 치료를 하여서 사형 집행을 하며 공범중에 한 사람이 병이 나면 다른 공범도 형 집행이 함께 연장되는 것이 관례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당국이 지존파들은 구속한 후 1년안에 집행한다는 방침이 세워졌었는데 집행연기가 불가피해 졌다는 것이다.(중략)
그런데 말만듯던 청천벽력의 날이 오고야 말았다. 1995년 11월 2일 목요일 지존파였던 6명을 비롯하여 15명의 사형수가 사형집행이 되었다. 이상스럽게도 나는 며칠전부터 밤이면 혼란한 꿈을 꾸느라 몹시 괴로웠는데 그들의 집행을 예고 받은 것인가? 11월 1일 집행정보를 입수하고서 내귀를 의심했으나 사실이었다. 이럴수가? 내가 게으름을 부렸던 말인가? 아닌데 계획한 일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기가 막혔다. 내 정신이 아니었다(중략)
저녁에 집행소식이 왔다. 그들 모두가 확고한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의연하게 집행에 응했으며 한사람 한사람씩 경건하게 예배를 드리고 나서 다시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죄하고, 좋아하는 찬송을 한장씩 부른 후 "주님, 저를 받아 주십시오." 기도를 하고서 목에 건 줄이 숨을 끊는 순간에 비명을 지르지 않고 '할렐루야' 큰소리치며 모두 갔습니다. 서울 구치소 생긴 이래 사형 집행 날에 처음 큰 은혜가 넘쳐 감동의 도가니였으며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는 거대한 한편의 드라마였습니다 라는 소식을 전해듣고"하나님 감사합니다."기도를 드렸다.(중략)
집행전날, 교도관 신우회원들에게 나는 간절히 부탁했다. "지존파들이 예수그리스도의 제자로 거듭나서 열심히 전도 하는 것에 감명을 받아 신우회원들이 그들의 생명 연장을 위해 기도하며 물심양면으로 도와 주신 것에 대해 감사 드립니다. 아무리 믿음이 견고하고 담대하다고 하더라도 사형장으로 끌려갈 때 믿음이 약해지며 흔들릴 것입니다. 신우회원님들이 그 아이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인도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그 회원들은 모든 교도관들이 회피하는 일을 자원하여 이 세상 떠나가는 그들을 인도하며 확신을 심어주며 예배를 드리며 형 집행이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온종일 찬송을 부르며 그들의 시신을 고이 안치소에 운반하였다. 그들은 천사가 흠모하는 귀한 일을 한 것이다.
3888번 기환이 남긴 어록에, 예배드린 후 어머니, 죄송합니다. 먼저 가는 불효자를 용서하십시요. 피해자와 그분들의 가족과 모든 분들께 사죄 드립니다. 보살펴 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자신의 집은 교회 설립하는데 기증했으며 시신을 의과대학에 실습용으로 기증하겠다"고 했다. 기환 군은 그날 첫번째로 집행을 당했으며 세상나이 31세로 갔다.
1471번 현양이는 어록에 예배를 드리고 내가 좋아하는 405장 찬송을 부르고 울먹이며 "하나님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성호를 소리치며 갔는데 형장에 벗어 놓은 횐 운동화에 성구 2절을 볼펜으로 적어놨다. 한쪽 신발에 누가복음 23장 43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하시니라는 말씀과 또 한쪽엔 야고보서 4장 14절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 도다 너의 생명이 무었이뇨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는 성경말씀이 적혀 있었는데 보는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고 한다. 아이는 예견을 하고 보름 전부터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해야겠다'며 금식을 했으며 신발에 성경말씀을 적어두고 준비한 것이 분명하다.
신우회원들은 "오,하나님 감사합니다. 준비시켜 데려가시는 군요.' 현양이는 모든 교도관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집행 당한다는 소식을 들은 비신자 교도관들이 현양이를 보러 달려 왔다는 것이다. 현양이는 몸으로 생활전도를 실천했다. 30명 이상을 전도했으며, 넣어준 영치금은 자신이 전도한 사람들에게 주석 성경책을 사서 선물로 주었다. 현양이는 감방동료에게 나에게 전해달라며 두권의 책과 마지막 편지를 남겼는데 한권은 내가 넣어준 현대인의 성경이다.
1237번 동은이가 잠시 복도에 대기중인 걸 한 신우회원이 뛰어가 "동은아 두렵니?"물으니 아-뇨 그리고는 하얀 이를 드러내 보이며 해맑게 웃어 "이재명 선생님이 저를 무척 많이 보고파 했는데"하니까 "빚 많이 지고 갑니다. 안부 전해 주세요. 천국에서는 제가 잘해 드릴 겁니다." 그는 마지막 순간에 하늘을 우러러보며, "주님 이 죄인이 주님 품에 안기기를 원합니다. 이 죄인 받아 주시옵소서." 어찌나 크게 '하나님! 할렐루야!' 고함을 치고 가는지 집행관들 입에서 '확실한 놈이야'라고들 하였다고 들었다.
강문섭과 백병옥은 21세다. 김기환, 김현양, 강동은, 문상록이 나이 어린 동행들을 살려달라고 1,2심의 재판에서 호소 했다. 1431번 문섭이는 집행예배를 드리는데 유난히 겁이 많고 어깨가 들먹였는데 신우회원들이 양옆에서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기도했다. "주여 이 어린 종에게 은총을 내리소서." 마지막 예식이 끝나고 확신이 없는 겁먹은 얼굴이라, 한 회원이 그의 귀에 대고 "다섯명이 앞서가서 네게 손을 내밀고 기다리고 있다. 예수님께서 네 마중을 나오신다. 하늘 문이 열려있다." 그는 탕하는 순간 벽력같은 소리에 '오 하나님 할렐루야'를 외치며 갔다.
1423번 병옥이는 말수가 적었는데 방언의 은사까지 받아 그동안 방방뛰며 전도하던 애였는데 성령이 충만하여, "저는 예수님을 믿기 때문에 지금 천국에 들어갑니다. 여기 계시는 분들중에 예수 안 믿는 분들은 예수님 믿고 구원 받으세요." 집행장에 관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십분동안 전도하고 십분동안 간절히 기도하고, "주님 저를 받아 주시옵소서. 할렐루야"-그리고 갔다. '성도들의 안식'이란 책을 넣어 달래더니 책이 늦어서 못 읽고 갔다.
1429번 상록이는 복음을 전하였을때 '종교를 정할 수 없습니다.' 불교신자라며 거부하다가 주님을 영접했는데 '할렐루야'성호를 외치고 갔다.(중략)
이제는 그 아이들이 가고 없기 때문에 편지를 쓸 필요가 없고 영치금과 책 그리고 옷을 넣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비가오나 눈이오나 이인수 집사님과 함께 구치소를 다녀오기를 50회, 집사님의 깊은 믿음과 사랑의 수고 감사 드린다.
그들의 양육을 위해 결연 맺은 목사님과 성도님들이 베푼 사랑과 수고가 참으로 많았으며 신우회원들의 영혼사랑의 실천은 참 사랑 이었으며 눈물겹도록 나를 감동케 했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차안에서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께 이 일로 수고한 모든 사람들에게 큰 축복 내려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했다.(중략)
낙엽이 지는 계절, 너희들이 가기 전에 좀더 줄 수도 있었을 텐데 미안하다. 그래 너희들은 이 세상에서는 심판을 받았지만 이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먼저 천국에 들어가 복락을 누리누나. 이제 너희들은 외로운 갈대가 아니다. 너희들은 주님 곁에서 너희 가족과 피해자 가족과 가난한 이웃과 이 나라에 축복내려 주실 것을 하나님께 기도하여라. 폐허가 되어버린 치욕의 땅, 금계리 81번지에 구원의 방주인 교회가 설립 되어 복음의 빛이 찬란하게 비칠 것이며 복음의 능력이 불갑산을 진동시킬 것이다.
내년 이맘때면 추도예배를 드려주마. 할렐루야◀
<MBC 방송대본(97년12월)/사랑의교회 이재명 집사 (대한예수교장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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