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사이트에 대해
일간베스트(이하 일베)라는 인터넷게시판이 최근 언론노출 빈도가 높아지며 대중들 사이에서 꽤나 유명해졌습니다. 특히 사회적인 이슈로 비화된 많은 해프닝들로 야당 국회의원들의 입에도 오르락 내리며
"패륜 사이트"로 각인되었죠.
그런데 일베는 정말 일고의 가치도 없는 패륜사이트일까요?
일베가 현재 모습으로 변하기 까지를 알기 위해서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광우병 괴담"이라는 커다란 이슈가 터지며 시민단체, 야당의원들을 비롯해 유모차 부대와 학생들이 "미친소, 쥐박이 아웃"을 외치며 밖으로 뛰쳐나왔죠. "명박산성"이라는 초유의 해프닝이 일어날 정도로 정국은 광우병 괴담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집권 1년차에 맞은 이 위기로 인해, MB정권은 임기 5년 내내 정쟁만 하다 정권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우리가 수입하는 미국소에 광우병이 있나요? 당시 미친소를 외친 여러분들은 지금 곱창/막창 안드십니까? 결국 '먹거리'라는 매우 민감한 문제를 이슈화 하여 빚어진 야권세력의 정치적 해프닝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미국인들은 그들이 사육한 소를 위험하다고 안먹고 있는지요... 당시 한 여자 연예인이 미국소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겠다고 말해놓고,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의 쇠고기 버거 전문점인 IN&OUT에 가서 햄버거를 맛있게 먹는 장면이 전파를 탔죠)
여당 지지자들은 일련의 과정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당시엔 포탈/트위터를 비롯한 대부분의 온라인 매체들을 진보/좌파들이 선점하고 있었습니다.
우파/보수 성향의 국민들이 목소리를 낼 만한 기회도 없었고, 마음 맞는 네티즌들과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공간도 없었죠. 어쩌면 그 당시 일베(당시 단순한 유머사이트였죠)는 하염없이 얻어 터지고 있는 지지세력에 대한 항변과 스스로에 대한 위로, 상대 정치진영의 불합리성을 토로하기 위해 존재했던 유일한 공간이었을 겁니다.
=> 당시 일간베스트는 소위 영향력 없는 듣보잡 사이트였죠.
일베가 여성비하, 지역비하, 다문화가정 비하, 범죄 등을 일삼는 곳으로 유명하죠?
그간 사회면을 크게 장식한 자칭 일베 유저들이 범한 행동들은 분명 잘못되었습니다. 물론 처벌도 받고 비난도 받았죠. 그러나 이를 "일베의 패륜적 행위"로 봐야 하는건가요? "해당 개인의 패륜적인 행동"으로 봐야 할까요?
저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최대 포탈인 네이버의 회원은 약 2,500만명 입니다. 네이버를 이용하는 회원들은 이런 폐륜적인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까요? 그럼 언론에서는, "네이버 회원, 모 연예인 성적비하로 사회적 파문 커져..." 뭐 이런 식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해야 하는거 아닐까요?
패륜을 일삼는 그 일베 회원이 과연 '다음', '네이버', '뽐뿌', '오유'의 이용자는 아니었을까요? 거꾸로 오유 회원 중에 이와 유사한 패륜행각을 벌인 사람은 없었을까요?
만약에 여러분이 중견기업을 경영하고 있는데 사원 한명이 시키지도 않은 갑질을 돌발적으로 해서 뉴스에 나와, 당신 회사 전체가 갑질하는 회사로 낙인 찍혔다면, 당신과 수 많은 직원들이 안억울해 하시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일베가 애초에 좌파들이 말하는 극우성향의 회원들을 타켓으로 운영되었던 게시판이었나요? 아니면 로열티를 높이기 위한 유료회원제도가 있습니까? 또는 운영자가 그런 극우적인 목적을 가진 회원들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나요?
(세월호 사고 이후 벌어진 광화문광장 폭식 퍼포먼스는 일부 회원들간의 자발적인 퍼포먼스였으며, 세월호를 국민적인 추모와 자성의 계기로 삼기 보다는 지방선거를 겨냥해 정치적인 공세로 이용한 야당의 행태에 대한 항의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일베의 문제냐, 일베 회원 개인의 문제이냐는 정말로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할 문제 입니다.
일베에 대한 극단적인 평가로 이제 KBS 수습기자가 패륜행각을 벌이지도 않았는데 불구하고 일베를 한다는 이유로 KBS 노동조합이 채용을 취소라하는 어처구니 없는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KBS 수습기자에게 인터넷을 할 자유, 표현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는 누가 박탈하려고 하는 건가요?
다음으로 '비하'와 관련된 문제 입니다.
일베의 여성 비하와 관련한 키워드는 '군 가산점 등에 기인한 남성 역차별'과 '김치녀'입니다. 이 중 군 가산점 문제는 비단 일베 게시판만의 이슈는 아닐 것으로 생각하여 넘어갑니다.
김치녀가 이슈가 된 이유는, 여성들이 본인의 외모나 스펙은 고려하지 않고 남자의 조건만을 보고 연예와 결혼을 고민하는 이중적인 태도와 함께 회사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편의를 봐달라는 이중적인 잣대, SNS 등에 좋은 음식 / 해외 여행지 등의 사진을 올리며 이미지 포장에 몰두하는 일부 여성들의 현 세태를 풍자하고 조롱하는 것 입니다.물론 선을 넘는 과격한 표현을 하는 일부 유저들도 있죠.
자...이 글을 보는 분들께 물어 봅시다. 다들 이런 생각 안해보셨나요? 안해보셨다면 저도 드릴 말씀이 없고요.
다음으로 지역비하 문제입니다.
일베에는 유독 전라도를 비하하는 글들이 많습니다.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 대표적으로 '홍어', '라도', '7시' 등의 표현인데요.
그래서 제가 Daum과 오유에 들어가 정치기사에 딸린 수많은 덧글들을 읽어 봤습니다.경상도 비하 용어들이 예상과 달리 상당히 많네요. 대표적으로 '깽깽이', '통구이(대구 지하철 참사 지칭)', '고담대구' 등이 있더군요.
자~ 여러분... 어느 사이트가 지역비하를 안합니까? 아니면 덜 합니까? 결정하실 수 있으십니까?
특히, 정치적 성향이 다른 대통령들에 대한 비하 사례를 참고로 적어 봅니다.일베에는 슨상님/홍어택배/노알라/운지가 있고, 다음/오유에는 쥐박이/닭년/바뀐애/바뀐애 추락기원 등이 있었죠. 무슨 차이가 있죠?
2008년 광우병 괴담 때, 인터넷에는 "MB 찢어 죽이자"는 글 정말 많이 보았습니다.최근엔 미혼인 여성 대통령을 향해, '7시간 동안 남자랑 뭘했는지 궁금하다, 대통령에게 사생아가 있다', '성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청와대에 수시로 남자들이 들락거린다' 등의 확인되지 않은 저급한 루머들이 수많은 덧글들 속에 도배되어 있습니다. 정말 우리들이 대한민국의 국민이 맞습니까?
마지막으로, 일간베스트 컨텐츠의 Quality 입니다.
일간베스트에는 정보/짤방/정치/개드립/문화/영화/요리/음악/동물/대학/주식/고민/자동차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게시판이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이 중 특히 정보-요리-문화-음악 게시판의 Quality는 타 포탈 사이트 보다 더 높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정치성향이 다른 유저들이 많이 모인 곳이라고 해서 함부로 폄하하면, 그건 합리적이지도 못하고 민주적이지도 못합니다. 게다가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공간이고, 특히 일베는 원래 해우소 같은 역할을 하는 하류문화 지향 게시판 입니다.
내 편과 네 편을 가른다면, 똑같은 사람입니다. 문재인 의원이 대선에 패하면서 이런 말을 했죠. '49%' 국민들의 마음도 헤야려 달라고...전 반대로 말하고 싶네요... 대통령을 뽑은 '51%'의 국민이 있다는 것도 알아 달라고...
어쩌면 우린 권력 욕심에 빠져 있는 여야 정치세력의 달콤한 속삭임에 이용 당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세상을 넓게 보세요. 아직 5천만 국민을 하나로 결집 시킬 수 있는 국가적 아젠다나 위대한 지도자가 없기에이렇게 분열되어 헛된 에너지만 낭비하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를 존중합시다. 존중이 어려우면 그냥 무관심하면 됩니다.
특히 일베 사이트 머무르면서 가쉽꺼리 될게 있는지 검색하고 생각없이 그대로 기사화 시키는 기레기들. 경고합니다. 제발 머리 달고 있으면 발로 뛰는 탐사보도나 하십시요. 기자라는 명함이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일베를 패륜/쓰레기로 욕하는 우리들...정말 우리는 패륜이 아닌가요?
그냥 솔직해 집시다. "나와 다른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무리들이 많은 일베라는 사이트가 그냥 밉다고"
괜히 자기 합리화를 위해 구차한 논리와 명분을 만들지 맙시다. 일부 회원들의 빗나간 행동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공동체로서 따끔하게 혼내면 됩니다. 그게 일베 전체의 정체성은 아니니깐요.
그냥 정치적 색깔이 달라서 싫다고 말 하는게 더욱 솔직한 자세입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articleId=5178985&bbsId=D101&pageIndex=7&RIGHT_DEBATE=R7
|
_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