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탁스 DSLR 카메라의 계보
펜탁스는 DSLR 카메라 브랜드를 *iST D에서 K로 바꿨습니다. 현재 펜탁스 K 시리즈 라인업은 강력한 AF 센서와 고화질 이미지 센서로 화제가 된 K-5(7) 시리즈, 아웃도어 DSLR 카메라 시장을 연 K-30 시리즈, 가격대비 성능이 높은 K-r 시리즈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펜탁스 K 시리즈의 원조 모델은 따로 있습니다. K100D / K10D 시리즈인데요, 이 모델들이 오늘날 펜탁스 K 시리즈의 근간을 이룬 주인공입니다.
펜탁스 K100D
2006년 1월, 펜탁스는 마지막 *iST D 시리즈 DSLR 카메라인 *iST DL2를 발표합니다. 이어 4개월 후인 2006년 5월, 펜탁스는 DSLR 카메라 브랜드를 'K'로 바꾸고 그 첫 모델인 K100D를 발표합니다.
펜탁스 K100D는 우선 보급형 제품군으로 기획된 카메라였습니다만, 본체 성능은 매우 우수했습니다. 이 카메라는 APS-C 타입 610만 화소 이미지 센서에 11점 SAFOX VII AF 모듈을 장착했습니다. 특히, 당시 보급형 DSLR 카메라 가운데 드물게 9점 크로스 AF 센서를 장착(측거점은 총 11개였습니다)했다는 점이 두드러지는군요.
펜탁스 K100D의 또 하나의 장점은, 센서 시프트식 흔들림 보정 기능을 내장했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마운트하는 모든 렌즈의 흔들림을 보정할 수 있었습니다. 초점 거리 입력 기능을 사용하면 MF 렌즈 사용 시에도 흔들림 보정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펜탁스 DSLR 카메라의 전통을 따라 펜탁스 K100D 역시 높은 휴대성(본체 무게 560g)과 넓은 파인더(펜타 미러 방식으로 0.85배율이었습니다)를 지녔습니다. 2.5인치 21만 화소 대형 모니터와 ISO 3200 고감도 촬영 기능을 제공했던 펜탁스 K100D는 본체 7만 엔, 번들 렌즈 키트 9만 엔 선의 가격에 판매됩니다.
펜탁스 K10D
K100D 발표 후, 펜탁스는 곧바로 중급 DSLR 카메라 라인업을 마련합니다. 그 주인공이 2006년 9월 발표돼 10월 말부터 판매된 펜탁스 K10D인데요, 등급에 걸맞게 이 카메라는 K100D를 훨씬 상회하는 본체 성능을 지녔습니다.
우선, 이미지 센서가 APS-C 타입 1020만 화소로 고화소화됐고 센서 먼지제거 기능도 새로 도입됐습니다. 본체 내장식 흔들림 보정 기능의 성능도 셔터 속도 4단(펜탁스 K100D의 흔들림 보정 기능은 최대 3.5단 셔터 스피드를 보정했습니다)으로 높아집니다. 뷰 파인더 배율도 0.85배가 아닌 0.95배로 크고 선명했지요. 포커스 스크린 교체가 가능하다는 점도 포인트입니다.
펜탁스 K10D에는 새로 개발된 이미지 처리 엔진인 'PRIME'이 추가되는데요, 그래서인지 펜탁스는 K10D 광고에 '화질혁명'이라는 문구를 넣었습니다. 펜탁스 K10D는 ISO 100~1600까지의 고감도를 지원했고 2.5인치 21만 화소 모니터를 장착했습니다. 또한, 본체 여러 곳에 고무 실링을 둘러 방진방적 기능도 갖게 됐습니다.
펜탁스 K10D는 튼튼한 본체 성능과 방진방적, 진한 발색을 내세워 많은 인기를 끕니다. 가격대가 동급 DSLR 카메라에 비해 높지 않았던 점(이 카메라는 본체 12만 엔, 번들 렌즈 키트 13만 엔 선의 가격에 판매됩니다)도 장점이었지요.
펜탁스 K100D Super
2007년 6월, 펜탁스는 K100D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K100D Super를 발표합니다. 펜탁스 K100D Super의 업그레이드 포인트는 우선 이미지 센서 먼지 제거 기능이 추가된 점입니다. 또한, 마운트가 KAF에서 KAF2로 바뀝니다. 이 두 마운트는 규격 자체는 같지만, KAF2만이 전원 공급 단자를 지원합니다. 이 전원 공급 단자가 있어야 초음파 모터 SDM 렌즈가 장착된 렌즈를 자유롭게 쓸 수 있었지요.
또한, 펜탁스 K100D Super는 K100D와 달리 대용량 SDHC 메모리를 지원(이 점은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펜탁스 K100D에도 적용됩니다)했습니다. 그 밖에 외관에도 자잘한 변경점이 있었습니다. 나머지 성능은 펜탁스 K100D와 K100D Super가 같았습니다. 펜탁스는 K100D의 성능을 향상시킨 반면, 가격은 그대로 유지(본체 7만 엔, 번들 렌즈 키트 9만 엔)시켰습니다.
펜탁스 K200D & 펜탁스 K20D
펜탁스는 2008년 1월, 펜탁스 K 시리즈 신제품 2종을 동시 공개합니다. 우선은 펜탁스 K200D에 대해 알아볼까요? 펜탁스는 K200D는 K100D의 후계기면서도 상위 모델로 출시된 제품입니다. 이 카메라는 K10D의 102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방진방적 시스템을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물론 마운트는 KAF2로 SDM 모터를 사용할 수 있었고 본체 내장식 흔들림 보정 기능 효과도 셔터 속도 4단분으로 향상됩니다.
여기에, 이 카메라에는 함께 발표된 상위 모델 펜탁스 K20D의 기능인 커스텀 이미지, 먼지 알람, 다이나믹 레인지 확대 등의 편의 기능도 추가됩니다. 모니터 크기도 2.5인치에서 2.7인치로 커집니다.
펜탁스 K200D는 보급형 DSLR 카메라면서도 중급 DSLR 카메라에 육박하는 성능을 지닌 제품이었습니다. 이전 모델에 비해 가격은 높아(펜탁스 K200D는 본체 9만 엔, 번들 렌즈 키트 10만 엔의 가격에 판매됩니다)지지만, 펜탁스 K200D는 높은 본체 성능을 내세워 시장에서 순항합니다.
펜탁스 K200D와 함께 발표된 DSLR 카메라 K20D는 한 가지 재미있는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카메라의 APS-C 타입 1460만 화소 CMOS 이미지 센서는 펜탁스와 삼성테크윈, 삼성전자가 공동개발했습니다. 이 이미지 센서는 화소수가 높지만, 수광 면적 설계가 최적화돼 노이즈는 줄고 해상력은 높아졌습니다.
사실, 삼성전자는 펜탁스 K10D 때부터 삼성전자와 공조체제를 만들어왔습니다. 삼성전자와 펜탁스는 센서를 같이 개발하고, 삼성은 고속 DDR 메모리를 펜탁스에 공급합니다. 그 결과 태어난 것이 삼성전자 DSLR 카메라, GX10 및 GX20이었죠. 삼성전자 GX10 & GX20은 각각 펜탁스 K10D & K20D의 자매 모델로 본체 성능 대부분이 같았습니다.
여하튼 펜탁스 K20D는 새로 개발된 이미지 센서 덕분에 라이브 뷰 기능을 지니게 됐습니다. 이를 위해 모니터 크기도 2.7인치로 커졌지요. 감도 범위도 ISO 6400으로 대폭 높아졌고 라이브 뷰 상태에서 초당 21매 초고속 연속촬영(짐작하셨겠지만, 이 기능은 전자 셔터를 사용한 것으로 사용 시 셔터 움직임이 없습니다)도 가능해집니다. 펜탁스 K20D는 중급 DSLR 카메라답게 0.95배 고배율 뷰 파인더를 장착했고 방진방적 설계까지 도입됩니다.
펜탁스는 K20D를 본체 15만 엔, 번들 렌즈 키트 16만 엔의 가격에 내놓습니다. 펜탁스는 K20D 발표 1년 후인 2009년 5월 새로운 DSLR 카메라 라인업 K-7을 선보였고, 이후 K100D & K10D 라인업은 사실상 단종되고 그 자리를 K-r과 K-7에 넘겨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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