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CJ그룹 공채로 입사한 손승혜 과장(32)은 올 초 정든 회사(CJ E&M)를 떠나 현대카드로 옮겼다. “문화 마케팅 쪽에 관심이 있느냐”는 헤드헌터의 제안에 마음이 움직였다. 피아노 전공에 음악교사 경력을 갖춘 그는 경험을 살려 전 직장에서도 콘텐츠 제작과 공연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지만 내심 뭔가 부족했다.
“상업적으로 치우친 공연 마케팅 말고 예술과 산업을 한데 묶을 수 있는 업무를 하고 싶었다.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일을 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진 것도 이직을 결심하게 된 이유다.”
현대카드에서 그가 맡은 업무는 슈퍼콘서트 기획이다. 지난 8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힙합가수 에미넴 내한공연도 그의 작품이다. “섭외를 제외한 계약부터 공연 준비, 행사 진행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면서 일을 배웠다. 몸은 힘들어도 하나하나 배워가는 재미가 있고 일에 대한 보람도 크다.”
30대 중 직(職)이 아니라 업(業)을 추구하는 이들이 직장 내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온 이들은 당연히 헤드헌터의 타깃 1순위다. 일반적으로 헤드헌터의 연락을 받는 직장인들은 사전에 온라인 채용 사이트 등에 이력서를 등록해 이직 의사를 표현한 이들이지만, 1순위 대상자들은 이직 의사를 밝히지 않았어도 헤드헌터가 직접 수소문해 찾아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손승혜 과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7년간 CJ에 근무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이직을 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했다고. 다만 행동으로 옮기진 않고 있었는데 마침 헤드헌터로부터 연락이 오면서 회사를 옮기게 됐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다 보면 업종도 넘나든다. 손승혜 과장과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알파벳마케팅팀의 이장혁 과장(37)은 제조업에서 10여년을 몸담았다가 금융업으로 이직한 경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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