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발사체 나로호의 3차 발사가 끝내 연기
gnsholdings.co.kr
우리나라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3차 발사가 끝내 연기 되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브리핑에 따르면 발사체의 추력기를 제어하는 장치에서 이상전류가 감지되어 발사가 취소되었다고 한다.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보아 연내에 발사를 재시도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정선종 통신위성우주산업연구회 고문은 30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에 출연, "세 차례의 시도를 했는데 10번의 문제점이 발견된 것은 미리 점검이 잘 안된 것을 발사대에 올려놓기 때문이 아니냐"며 "사전 점검이 여러 가지로 미흡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나로호 발사를 위해 러시아와 처음 계약을 맺은 것은 김대중 정부 시절이다. 정 고문은 "애당초 기술이전을 조건으로 공동개발을 하자 했고 공동개발은 기본적으로 같은 기술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자는 것"이라며 "발사체 기술은 교과서적인 기술이니 이전을 받아서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게 제일 좋았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러시아와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한 것은 우주 기술 이전을 받기 위해서 였다는 것.
그러나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나로호 개발은 러시아와의 계약 변경이라는 곤욕을 치르게 된다. 러시아 정부의 끈질긴 요구로 '양국 공동개발 계약'이 '시제품 조립구매 계약'으로 바뀌게 된 것. 정 고문은 "'MTCR'이라는 전략기술 이전 금지 조약이 있는데 러시아가 그 (조약 체결) 7개국 가운데 한 멤버였기 때문에 다른 여섯 개 회원국이 제동을 건 것이었다"며 "파기 했을 당시에 우리가 단호하게 그만두거나 진로를 바꿨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계약 변경으로 애당초 목적이었던 기술 이전이 무산되었지만 그래도 뭔가를 더 얻어 보고자 계약 파기를 하지 않았고 이후 발사체를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되었다. 정 고문은 "이것은 공동개발이 아니라 서로 따로따로 맡아서 개발하되 나중에 발사만 서로 결합시켜서 하는 그런 상황"이라며 "발사 직전의 개발 과정이 굉장히 중요한데 계약이 깨지고 다 헤어져서 각자의 나라에서 개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고문은 "차라리 완전히 품질 보증이 된 1단계 추진체를 러시아와 구매 계약한 것이라면 더 낫다"며 "그런데 문제는 러시아도 시제품을 나로호 발사장으로 가지고 나와서 시험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동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러시아가 우리의 자금지원으로 기술 이전도 없이 발사 시험을 하고 있다는 것.
정 고문은 "앞으로 남은 고민이 더 크다"며 "발사체 자체는 5200억 정도 들었다고 하고 발사장 토건비로 거의 1조원 가까이 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나로호 발사장이 앞으로 성공하든 안 하든 이제는 무용지물이 된다"며 "외나로도 발사장은 (러시아산인) 앙가라 로켓이 아니면 발사가 힘들고 또 100KG 소형이나 시험용 발사체를 위한 발사장이기 때문에 앞으로 500KG, 1T 발사체 등은 올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나로호 발사 성공 여부를 떠나 발사장 건립 등 초기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
한편 정 고문은 "우주 산업이란 것은 소위 감성 산업이어서 불꽃놀이처럼 모두가 즐기고 활용하고 싶어한다"며 "그러나 문제가 있을 때는 과학자들이 나서서 제동을 걸어야 하고 전문가들이 안 된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이 양심에 입각해서 실익을 철저하게 따져보고 직언해야 한다는 것.
또한 정 고문은 "(나로호는) 절대 공개할 단계가 아니고 실패확률이 50%가 넘는 단계인데 그걸 그렇게 온 나라를 흥분하게 만들고 가슴 조이게 만드니 실무 연구자들은 정신이 없다"며 "러시아와의 공동개발이 무산되었기 때문에 실패확률이 50%를 넘었고 그래서 1, 2차 발사가 실패했는데 그걸 제대로 고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 고문은 "공동개발 계약 파기 이후 정보 보호 협정에 의해서 (러시아가 맡은) 1단계 발사체의 모든 기술, 발사 단계의 정보가 다 암호화 되어 러시아 엔지니어 외에는 그걸 해독할 수도 없다"며 "나로호에서 1단계 발사체의 비용, 중요도가 80~90%에 달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성패를 떠나 우리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지, 해결할 것이 무엇인지 따져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고문은 "일부 배운 것도 있고 얻은 것도 있지만 과연 그 정도 비용을 들이고 배웠어야 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남이 안 주는 기술을 계속 쳐다보고 있어도 안 나오니 그 돈으로 우리가 개발하고 올바르게 쓰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_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