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 고위 공직자 ‘장식품’으로… 작심하고 뒤지면 99% 걸려
새누리당을 탈당한 문대성 국회의원 당선자(36)의 논문 표절을 계기로 사회 지도층의 '학위 도둑질'이 또 도마에 올랐다. 뚜렷한 연구성과도 없이 학위 논문을 출세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도덕 불감증이 끝없는 논문 표절 시비를 부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국과 같이 엄격한 심사 잣대를 적용할 경우 대부분의 논문이 표절로 드러날 것"이라며 "지적소유권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간판을 앞세우는 학계의 풍토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 부총리·총장·청와대 수석
표절 사퇴 꾸준히 이어져
학계선 알면서도 '쉬쉬'
새누리당 문대성 당선자가 지난 18일 논문표절 시비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국회를 빠져나가려다 승용차에 탄 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문 당선자는 이틀 뒤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 사회지도층의 끝없는 표절 시비
고위 공직자의 논문 표절 논란이 본격화된 것은 2006년 김병준 당시 교육부총리가 표절 시비로 취임 13일 만에 사퇴한 게 발단이 됐다. 김 전 부총리는 국민대 교수 시절 BK21 사업실적으로 게재한 논문 8편 중 2편을 중복 게재해 논문 실적을 늘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김 전 부총리는 "동일한 논문을 외부와 교내 학술지에 중복 게재하는 것이 관행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들끓는 여론과 정치권의 사퇴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그는 자진 사퇴했다.
2007년 고려대 경영대 이필상 교수도 논문 표절로 총장 취임 56일 만에 사퇴했다. 이 교수는 평교수 시절에 쓴 논문이 제자의 논문을 베낀 것이라는 의혹에 시달렸다. 고대 교수의회는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 뒤 이 교수의 논문을 표절이라고 결론냈다. 이 교수는 이후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초기 숙명여대 교수 출신인 박미석 사회정책수석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그는 자신이 지도교수를 맡았던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논문은 제자의 논문과 비교한 결과 똑같거나 유사한 문장이 60개 이상이었다. 박 수석도 취임 2개월 만에 자진 사퇴했다.
■ 한국사회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
논문 표절 시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지적소유권에 대한 한국사회의 안이한 인식이 주된 원인 중 하나다. 사회 지도층이 논문을 쓰면서도 '남의 것을 참고하는 게 무슨 잘못이냐'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남의 연구실적을 베끼는 것은 엄연한 지적재산권 침해라는 인식 자체가 결여돼 있다는 얘기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논문 집필자도 표절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고 논문 심사를 하는 사람들도 표절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계에선 특정 논문이 표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쉬쉬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한국 학계에서 표절 논란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별로 없다는 얘기가 정설로 통할 정도다.
김 연구원은 "논문 표절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것도 최근"이라며 "지난해 7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연구윤리 확보 및 부정행위 방지에 관한 규칙'을 제정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논문 표절에 관한 제대로 된 첫 규제를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성과가 없으면서도 학위 논문을 개인적인 출세나 이른바 '스펙'의 도구로 활용하는 그릇된 관행도 표절 시비의 한 원인이다.
배영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질적인 평가보다 양적인 평가를 중요시하는 학계의 풍토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사학이나 철학과 같이 논문 편수가 많이 나오기 힘든 분야에서는 논문 편수 외에 다른 것을 고려하는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한국에서는 그런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학문적 특성과 질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고 숫자로만 연구성과를 평가하는 현실 속에서는 표절을 해서라도 논문을 생산해내는 것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대학들이 홍보를 위해 유명인들을 무리하게 교수로 영입하면서 그 과정에서 제대로 된 논문 검증 시스템을 갖추지 않는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
A man who insulted to British Monarchy,
what is the sort of guilty and punishment in Engla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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